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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혐오와 막말이 넘쳐났던 4·10 총선이 집권여당의 참패로 마무리 된 가운데 개표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밤새 ‘도파민’과 ‘패닉’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날 오후 6시 공개된 지상파 3사와 JTBC 출구조사 예측 결과가 야권 의석 합계가 개헌선인 200석을 넘는 압승을 할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밤샘 개표 결과 여당인 국민의힘 의석수는 100석에 미달할 것이란 출구조사와 달리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당선인을 포함해 108석으로 올라섰다. 야권은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을,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진보당 각 1석 등 합계 192석에 그쳤다. 여당으로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무시무시한 신세계”라고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한 네티즌이 11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총선 개표상황과 관련해 ″도파민 때문에 한숨도 못잤다″고 글을 올렸다. X 캡처
11일 오전 이런 결과를 받아든 시민들의 반응은 ‘1찍이냐’ ‘2찍이냐’ 지지 정당과 후보 당선 여부에 따라 극과극으로 엇갈렸다. 민주당·민주연합 등 범진보 진영을 지지한 시민들은 일단 야권의 압승에 “이기니까 너무 짜릿하다. 이런 맛에 투표하나보다” “민주당 3연패 기쁘다” “‘한동훈 특검’ ‘김건희 특검’ 가즈아(가자)” 등 반응을 내놓으며 환호했다.

일각에서는 출구조사와 달리 범진보 진영이 200석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나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X’에 “오늘 도파민 때문에 한숨도 못잤다”며 “총선 결과가 너무 아쉽다. 민주당 단독으로 200석에 육박하는 결과 값을 봤다가 175개가 됐다는 허탈감도 크다. 안 될 놈들이 단체로 등원한다는 것도 더 힘빠진다”고 글을 올렸다.

범보수 진영 역시 패닉과 안도를 오가며 밤잠을 설치기는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지지자들은 투표 마감 직후 야권 단독으로 개헌이 가능한 의석수인 200석을 확보할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에 “나라가 망했다”며 ‘총선 패닉’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강벨트’로 불리며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 동작을·용산·마포갑 등 지역구의 보수 지지자들은 대부분 민주당이 우세하다는 출구조사 결과를 받아들었다가 실제로는 보수에서 이들 지역을 차지하자 그나마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수 지지자인 용산구 주민 A씨(37)는 “용산은 재건축 등 이슈가 많은데 출구조사 직후 용산까지 민주당에 내주는 줄 알고 집안이 침통한 분위기였다가 국민의힘이 앞서자 부모님과 박수를 쳤다”며 “그나마 개헌 저지선은 확보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11일 X에서 일부 네티즌들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당선된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 대해 '퐁퐁시티'라고 조롱하며 올린 글. X 캡처

출범 한 달 만에 12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당선시키며 원내 제3당이란 타이틀로 국회에 입성한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도파민 최고조”란 반응을 내놨다. 개혁신당 지지자들도 출구조사에서 패배가 예상됐던 이준석 대표가 4선 출마 끝에 금배지를 달게 되는 등 3석을 확보하는 기쁨을 맛봤다. 반면에 일부 야권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당선된 경기 화성을 지역구를 ‘퐁퐁시티’라며 조롱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단어는 11일 오후 12시 현재 X에서 4100건 넘게 포스팅되며 실시간트렌드에 랭크됐다.

시민들은 이번 선거 결과 지역별로 뚜렷하게 동서 양분이 나타난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 투표 결과를 표시한 지도를 보면 시민들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이 남북으로만 갈린 게 아니라 동서로도 갈렸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대로다” “충청은 여전히 캐스팅 보트”라고 반응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이번 총선에서도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구도 고착화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며 “이걸 풀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정치인들이 나타나 새로운 이슈로 변화를 이끌고, 젊은 세대들은 투표를 통해 이에 맞는 정치 세대교체를 이뤄내는 것 뿐인데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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