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폐지 추진 모멘텀 상실
국회서 계류, 우선순위서 밀려 논의 중단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 전환지원금 사라질 것”

서울 시내 전자상가에 입점한 휴대폰 판매점./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하면서 정부가 추진해왔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가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초 단통법 폐지 등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계류 중인 상태다. 단통법 폐지가 우선순위에서 밀려 논의가 중단되면 시행령으로 먼저 시작한 전환지원금 지급도 폐지되거나 사문화될 가능성도 있다.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22대 총선이 야권의 승리로 끝나면서 단통법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와 여당의 가계통신비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법을 개정해야 하는 단통법의 경우 야당의 동의가 필수인 만큼 오는 5월 30일 새롭게 시작하는 22대 국회까지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 야당은 단통법 폐지에 일정 부분 동의했다. 정보통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신) 차관을 지낸 5선 변재일 의원이 단통법 폐지에 앞장서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통신비 공약에 단통법 폐지 관련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변 의원이 공천 과정에서 낙마, 야권에서 호응할 인물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통법 폐지 중단되면 전환지원금 존폐 위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민주당 간사이자 단통법 폐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조승래 의원이 22대 총선에서 당선하면서 단통법 폐지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지난 1월 성명을 통해 “정부가 느닷없이 들고 나온 단통법 폐지는 총선을 앞두고 급조한 표 구걸용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라며 “정부는 단통법 폐지에 따라 야기될 부작용과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안,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단통법 폐지는 총선용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표심을 자극했던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계속 추진할까 의문”이라며 “총선 결과도 좋지 않게 나온 상황에서 여당이 굳이 야당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단통법 폐지에 속도를 낼 필요성을 못 느낄 것 같다”라고 했다.

단통법 폐지가 중단될 경우 전환지원금은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전환지원금은 소비자가 번호를 이동할 때 최대 50만원을 통신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말한다. 정부는 전환지원금이 시장 경쟁을 활성화시켜 가계통신비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전환지원금은 총선용이라는 비판을 넘어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입증됐다”라며 “통신사도 더 이상 전환지원금으로 경쟁하려고 하지 않는 만큼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 같다”라고 했다.

野, 전환지원금 강력 반대… 군인 통신요금 할인·잔여 데이터 이월 추진 여부 관심
야당은 전환지원금 도입을 강하게 반대했다.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단통법이 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령 개정으로 법의 취지를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전환지원금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나쁜 관치가 만든 제도로 없어져야 하고, 없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오히려 야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병사 통신요금 할인율 인상(50%), 잔여 데이터 이월, 통신비 세액공제 신설 등이 22대 국회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과거 총선에서도 공공 와이파이 확대,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등 통신 관련 공약이 많았지만 현실화된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공약은 국민들에게 한 약속인 만큼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추진돼야 한다”라며 “여야가 단통법 폐지, 전환지원금 등 특정 정책이 아닌 다양한 통신 정책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논의 및 설계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데 힘을 합치길 바란다”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8305 음주운전으로 반대편 차 급정거 유발해 인명피해 발생 70대 실형 랭크뉴스 2024.04.14
8304 이란, 이스라엘 본토 첫 보복공격…드론·미사일 대규모 공습(종합2보) 랭크뉴스 2024.04.14
8303 [속보] 이스라엘군 "이란, 미사일 수십발…대다수 국경밖 요격" 랭크뉴스 2024.04.14
8302 “벌써 여름”…서울 낮 최고 30도 랭크뉴스 2024.04.14
8301 ‘유느님’ 영향력은 어디까지?…‘국민 MC’ 유재석의 위상과 매력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랭크뉴스 2024.04.14
8300 이란,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 개시 랭크뉴스 2024.04.14
8299 “이스라엘 상공서 폭발음과 사이렌 소리 들려” 랭크뉴스 2024.04.14
8298 "제대로 안 해?" 점 보러 온 부부 '가스라이팅'한 승려…6살 아들 폭행도 랭크뉴스 2024.04.14
8297 이란, 이스라엘에 ‘드론·미사일’ 대규모 공습… ‘전면적 확전’으로 가나 랭크뉴스 2024.04.14
8296 이스라엘 전역서 폭발음·사이렌…이란 공습 맞서 방공망 가동 랭크뉴스 2024.04.14
8295 "서두르면 놓치는 부분 생겨"…尹, 후임 비서실장·총리 인선 시간 걸릴듯 랭크뉴스 2024.04.14
8294 이름만 ‘고단백’ 단백질 보충제 거르는 법[수피의 헬스 가이드] 랭크뉴스 2024.04.14
8293 늙으면 왜, 상처가 빨리 아물지 않을까? 랭크뉴스 2024.04.14
8292 이스라엘 “이란 공격에 10세 소년 머리에 큰 부상…의식 잃은 상태” 랭크뉴스 2024.04.14
8291 이스라엘 전역 폭발·경보음…"이란 공격에 10세 소년 중상" 랭크뉴스 2024.04.14
8290 이란, 이스라엘 본토 보복 공격…“드론·미사일 수십 대로 타격” 랭크뉴스 2024.04.14
8289 이란, 이스라엘에 드론·미사일 보복 공격…미군 “드론 계속 격추” 랭크뉴스 2024.04.14
8288 [특보] 미국 “이스라엘 안보 지지…이스라엘 편에서 대응할 것” 랭크뉴스 2024.04.14
8287 이커머스·배달 시장 뒤집은 '넘버 3'…알리·쿠팡이츠의 무기는 '공짜' 랭크뉴스 2024.04.14
8286 수상한 현장… 신림동 옥상 20대男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