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부모폰으로 2분새 게임코인 7번 사
게임사에도 문의했지만 답변 없어
‘부모 동의 없는 결제’ 입증 쉽잖아
모바일 게임 ‘마이토킹톰 프렌즈’ 화면 왼쪽 위에 김씨 자녀가 구입한 ‘코인’ 10만5000개가 그대로 남아 있다. 김씨 제공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김모(38)씨는 지난 1일 5살 아들이 김씨의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들이 익숙한 듯 김씨 스마트폰 비밀번호로 걸려 있는 패턴을 풀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스마트폰을 만지는 모습을 보고 패턴을 외운 것이다.

놀란 김씨가 스마트폰을 빼앗아 확인해보니 이미 모바일게임 ‘마이토킹톰 프렌즈’에 접속해 91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들이 게임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13만원짜리 ‘코인’을 7차례나 구매한 것이다. 김씨는 10일 “자녀가 게임을 하던 중 결제 팝업과 함께 패턴 창이 뜨자 패턴을 계속 푼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결제 내역을 살펴보니 2분 사이에 7차례 결제가 모두 이뤄졌다.

13만원짜리 코인을 7차례 구매한 결제 내역. 김씨 제공

아들이 구입한 ‘코인’은 총 10만5000 개로 게임상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김씨는 바로 구글 측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구글 측에서는 결제 시 비밀번호로 패턴이 설정됐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환불을 원하면 게임 회사 측에 직접 문의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게임 회사에 문의 메일을 남겼지만, 슬로베니아에 본사가 있는 회사와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 메일을 보냈지만, 답변도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생체인식도 아니고 패턴이었는데 그게 결제 비밀번호여서 환불이 어렵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미성년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소액결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모 동의가 없었던 미성년 결제임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환불받기도 어렵다.

김씨와 유사한 사례는 이미 한국소비자원에서는 흔한 상담 사례가 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접수된 모바일게임 관련 소비자 상담 신청 건수 중 사건 제목에 ‘미성년자’가 포함된 건은 1550건에 달한다. 지난해 접수된 건만 218건이다. 약 이틀에 한 번꼴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원에 호소해도 환불받기는 어렵다. 부모 동의 없이 이뤄진 미성년 자녀의 결제임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결제한 사정이 있었으니 참작해 달라고 해서 인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구글이나 게임개발사 측에서 ‘결제 비밀번호 같은 안전장치를 해놨고 실제로 아이가 한 건지 알 수도 없지 않냐’고 나오고 있다”며 “그들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 모바일게임업계 관계자도 “게임회사 입장에서는 스마트폰과 결제 카드 명의가 모두 성인인 부모 명의로 돼 있으니 취소해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결국 휴대폰 간수를 제대로 못한 부모들만 애가 탄다. 김씨는 “서민에게 90만원의 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주까지 게임 회사에서 회신이 없으면 소비자 분쟁조정위원회에 피해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783 이 "이란 미사일·드론 200여발, 99% 요격"…전쟁내각, 보복 검토(종합) 랭크뉴스 2024.04.14
12782 [속보] “이스라엘군, 대피명령 해제…이란의 공습 끝난 듯” 랭크뉴스 2024.04.14
12781 이스라엘 “이란 미사일·드론 99% 요격”···재보복 예고 랭크뉴스 2024.04.14
12780 [스트레이트 예고] 대파가 뒤흔든 총선 - 위기의 중산층과 한국 경제 랭크뉴스 2024.04.14
12779 21명과 싸워 쟁취한 남자…3개월 만에 초고속 이혼, 왜 랭크뉴스 2024.04.14
12778 윤 대통령, 후임 총리·비서실장 고심‥"최소한 검증 시간 필요" 랭크뉴스 2024.04.14
12777 비트코인, ‘이란,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급락 후 낙폭 줄여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4.14
12776 이란, 이스라엘 본토 보복공격…“드론·미사일 수십 대로 타격” 랭크뉴스 2024.04.14
12775 총선 참패는 윤 대통령에겐 ‘벼랑 끝 기회’…권력 나누는 대연정을 랭크뉴스 2024.04.14
12774 선우은숙 "내가 세 번째 부인…'유영재 사실혼' 기사로 알고 충격" 랭크뉴스 2024.04.14
12773 중국발 배기가스 유입에 한국 ‘속수무책’...“대기오염 통제 불가 수준” 랭크뉴스 2024.04.14
12772 1970년대까지 친밀했던 이스라엘과 이란, 왜 중동의 앙숙이 됐나 랭크뉴스 2024.04.14
12771 [속보] 이란 유엔대표 "역내 긴장고조나 충돌 추구 안해" 랭크뉴스 2024.04.14
12770 “가격 비싼데 재미도 없어졌다”...‘넷플릭스 충격’ 80만명 떠났다 랭크뉴스 2024.04.14
12769 1970년대까지 친밀했던 이스라엘과 이란, 어떻게 중동의 앙숙이 됐나 랭크뉴스 2024.04.14
12768 尹 고민에 고민… “총리·비서실장 인선, 시간 걸릴 듯” 랭크뉴스 2024.04.14
12767 조국 “윤 대통령과 만나길 희망…예의 갖춰 단호하게 할 말 있다” 랭크뉴스 2024.04.14
12766 [속보] 네타냐후, 바이든과 통화…이란 공격 관련 논의 랭크뉴스 2024.04.14
12765 브라질서 ‘시신 20구’ 실린 보트 발견… “아이티 난민 추정” 랭크뉴스 2024.04.14
12764 매달 20만원씩 드려요...월세 사는 청년들 ‘주목’ 랭크뉴스 202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