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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이 파3 콘테스트 6번 홀에서 퍼트를 넣은 후 모자를 던지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스터스 골프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배우 류준열 씨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흰색 점프수트 캐디복에 초록색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류준열의 표정은 굳어 보였다. 류준열은 기자들의 질문을 피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부설 9홀짜리 파3 코스에서 열리는 ‘파3 콘테스트’는 마스터스의 전통 중 하나다. 대회 개막 전날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남기라는 취지다. 골프를 좋아하는 셀럽이 캐디로 나오기도 한다. 가수 이승철, 배우 배용준 등도 파3 콘테스트 캐디로 참가한 적이 있다.

류준열은 김주형의 캐디를 했다. 김주형과 류준열은 크리스천인 인연으로 알게 됐다고 한다. 김주형은 PGA투어에서 3승을 거뒀고, 프레지던츠컵에서 맹활약했으며 넷플릭스의 PGA투어 다큐멘터리 '풀스윙'에도 등장한 선수다. 세계 랭킹 23위로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높다.

김주형은 PGA 투어에서도 이른바 ‘인싸’다. 지난해 처음 참가한 마스터스에서는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와 연습라운드를 했다. 이번 파3 콘테스트에서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샘 번스와 함께 라운드했다. 세 명은 함께 성경공부를 한다고 한다.

셰플러는 여동생이, 번스는 아들이 캐디를 했다. 두 선수 모두 부인이 출산을 앞두고 있어 파3 콘테스트에 나오지 못했다.

마스터스의 전통인 파3 코스는 호수 옆에 자리 잡고 꽃도 많아 오거스타 내셔널 본 코스보다 오히려 더 아름답다는 평가도 있다. 파3 콘테스트에선 캐디가 더 주목을 받는다. 흰색 점프수트를 입고 융단 같은 페어웨이를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의 모습이 파3 콘테스트의 백미다.

더스틴 존슨의 부인인 폴리나 그레츠키나 브룩스 켑카의 부인 제나 심스 등 골프계의 WAGs(Wives and Girl friends:부인 혹은 여자친구)들이 미모를 뽐내는 무대이기도 하다. 신발 회사들이 아이에게 신발을 신게 해 광고무대로 삼는다는 비판도 있다.
닉 테일러의 아들 찰리가 벙커 턱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오거스타 내셔널 부설 파3 골프장은 90야드에서 155야드로 대부분의 선수는 웨지만 가지고 나온다. 1번 홀에서 김주형은 류준열에게 퍼트하라고 했다. 내리막이었는데 너무 세게 쳤다. 원래 거리 보다 퍼트 후 남은 거리가 더 길었다. 류준열은 긴장한 것 같았다.

그래도 배우는 배우였다. 6번 홀에서 아주 짧은 버디 퍼트를 남기고 김주형이 류준열에게 퍼터를 넘겨줬다. 류준열은 어드레스를 해 스트로크를 할 것 같았는데 갑자기 뒤로 물러서 신중하게 그린 브레이크를 봤다. 류준열은 다시 어드레스해 버디 퍼트를 넣었고 타이거 우즈가 그런 것처럼 모자를 던지는 포즈를 취했다.

파3 콘테스트 9번 홀에서 샘 번스, 김주형, 스코티 셰플러가 동시에 티샷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지막 홀에서 김주형과 셰플러, 번스는 동시에 티샷했다. 세 선수 모두 핀 옆에 붙였다. 김주형은 류준열에게도 티샷하게 했다. 류준열의 첫 번째 티샷은 물에 빠졌으나 김주형이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류준열의 두 번째 티샷은 높이 떴다가 사뿐히 그린에 떨어졌다.

약 10m 거리의 첫 번째 퍼트는 홀을 지나가 프린지까지 굴렀다. 그러나 류준열은 약 3m 정도 되는 퍼트를 한 번에 넣었다. 그는 또다시 모자를 벗어 던지는 포즈를 취했다.

파3 콘테스트에서 김주형(오른쪽)과 함께 걷는 류준열. 성호준 기자
마지막 홀에서 잘 쳐서 그런지 류준열은 라운드를 마친 후 표정이 훨씬 더 밝았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답하기 곤란하다”며 “필요하면 소속사에 물어보고 서면으로 답을 할 수도 있겠다”고 했다. 마지막 홀에서 무슨 클럽으로 쳤는지 물었더니 “김주형이 권했다”면서 46도 웨지를 꺼내 보여줬다. 9번 홀 전장은 135야드(123m)다. 그의 티샷은 방향이 정확했고 홀을 10m 이상 지나갔다. 류준열은 거리가 많이 나는 편이다.

오거스타=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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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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