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각 방송사의 22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학자에서 정무직 관료를 거쳐, 잠룡급 정치인으로.

‘정치 새내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10 총선에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10일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예상치를 넘어선 12~14석 확보가 유력하다. 이로써 조 대표는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입증하며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22대 국회에서 그는 이재명 대표가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의 대체재 역할을 하며 협상과 견제를 통해 존재감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아 있는 대법원 판결은 그의 정치적 생명을 일거에 끝낼 수 있는 치명적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총선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제 22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12~1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당의 공식 목표치인 10석을 넘어선 깜짝 성적이다. 비례 2번인 조 대표 본인을 비롯해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 이해민 전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 신장식 변호사 등이 배지를 단다. 조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들께서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라며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한 달 남짓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조국 돌풍’을 입증했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선명한 슬로건을 앞세워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을 주장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가까운 지지율을 거뒀다. 윤석열 정권이 싫지만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 표를 주는 것도 망설이는 유권자들의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 조국혁신당이 선거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한 펀드는 20분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번 총선 결과로 조 대표가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조 대표 본인은 “자질이나 경험, 능력이 없다(3월25일 경향신문 인터뷰)”고 일축했지만 이미 잠재적 대선 후보군으로 밀어 올려진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표 등에 이어 대선 주자 선호도 3위를 달린다. 물론 지지율은 한자릿수대로 낮지만, 이 대표를 제외하면 야권 내 경쟁자는 없다시피 하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제로 재편되면서 대부분 잠룡급 인사가 낙마하거나 존재감을 잃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이번 선거에서 패배가 확실시된다. 조 대표는 2027년 대선까지 ‘이재명 대항마’로 줄곧 거론되며 정치적 덩치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에게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3석에 불과한 ‘자매정당’ 열린민주당을 외면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소 12석’은 무시하기 어려운 숫자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입법·정책에 힘을 실어주며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 민주당의 대체재가 아닌 독자적인 세력권을 구축할 수도 있다. 제 3지대를 규합하는 방식으로 20석을 채워 국회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은 손에 잡히는 선택지다.

당장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도 예정돼 있다. 당권싸움에서 밀려난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조 대표에게 의탁해올 수 있다. 조국혁신당이 ‘해방구’ 역할을 자처하며 이 대표의 민주당과 ‘진짜 민주당’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치명적 변수가 있다. 사법 리스크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도 형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조 대표 팬덤에 기대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동력이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조 대표는 5년간 피선거권을 잃는다.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윤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기대해야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럴 경우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조 대표의 대선 가능성이 꺾이더라도 물리적 의석이 남아 있는 만큼 국회에서 꾸준히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검찰개혁’을 넘어설 브랜드 구축은 과제다. 중도층을 설득할 만한 민생 정책이나 화두가 부족한 점은 조 대표의 한계로 꼽힌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조국혁신당이 이번 선거 이후 조금 더 대중적인 정당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이날 “사회권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이번에 당선된 조국혁신당 의원들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과 법안을 꼼꼼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421 전공의 비대위원장 “교수들은 착취 사슬의 중간 관리자…병원은 피해자 행세” 랭크뉴스 2024.04.13
12420 ‘중동 위기’에 국제 금값 온스당 2400달러 첫 돌파 랭크뉴스 2024.04.13
12419 “비행기서 4시간을”…꼭 껴안고 누운 민폐 커플 ‘뭇매’ 랭크뉴스 2024.04.13
12418 “인상률도 타이밍도 ‘와우’”…쿠팡, 총선 끝나자마자 한 일 랭크뉴스 2024.04.13
12417 독일·프랑스 등 자국민에 "이란 떠나라"…이란·이스라엘 긴장 고조 랭크뉴스 2024.04.13
12416 "이란 공격 임박…미국, 미사일 방어 이지스 구축함도 배치" 랭크뉴스 2024.04.13
12415 "정년 뒤 40년, 뭐 먹고 살지?"…40대가 명함보다 먼저 챙길 것 [마흔공부④] 랭크뉴스 2024.04.13
12414 월급 맡겼는데 상품권 받았어요…‘고금리 파킹통장’ 따져보니 랭크뉴스 2024.04.13
12413 튤립 260만 송이의 향연…안면도 튤립꽃박람회 개막 랭크뉴스 2024.04.13
12412 아인슈타인의 뇌, 행운의 미스트… 가상 제품서 위로받는 中 청년들 랭크뉴스 2024.04.13
12411 취업하자마자 빚 굴레…지난해 학자금 체납률 11년만에 최고 랭크뉴스 2024.04.13
12410 데이터가 보여준 큰 병원 쏠림…너도나도 ‘대학병원’ [취재후] 랭크뉴스 2024.04.13
12409 “내가 지키는 여자는 장관님”…멋짐 ‘뿜뿜’한 정치스릴러 ‘보디가드’[오마주] 랭크뉴스 2024.04.13
12408 '채상병 특검' 통과되나‥여당서도 찬성 목소리 랭크뉴스 2024.04.13
12407 둘 중 뭐부터 갚아야 할까요? ①연체 대출 ②대부업 대출…고금리 시대를 사는 법[경제뭔데] 랭크뉴스 2024.04.13
12406 비트코인 6만6000달러선 붕괴…이더리움·솔라나도 동반 급락 랭크뉴스 2024.04.13
12405 "대통령과 당연히 만날 것"‥"정권 심판 협력" 랭크뉴스 2024.04.13
12404 '조국당+α' 교섭단체 만드나…민주 "예인선 되면 곤란" 견제 랭크뉴스 2024.04.13
12403 심판론과 막말에 치여 정책은 실종된 총선···시민사회 “선거 끝이라고 문제 덮지 말라” 랭크뉴스 2024.04.13
12402 ‘무엇까지 빌려봤니?’ 소유할 수 없지만 매력적인, 공유의 시대가 온다 랭크뉴스 2024.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