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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거래단위 100억원에 달하는 채권 거래 시장
계약 결렬되자 격분한 증권맨, 술 취해 보안망 뚫고 빌딩 침입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며,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채권 거래가 불발됐다는 이유로 술에 취한 채 일면식도 없는 다른 증권사 직원을 찾아가 주먹질을 한 증권사 직원이 검찰에 넘겨졌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채권 거래 담당 직원 박모씨를 폭행 혐의로 지난 5일 검찰에 송치했다. 박씨는 지난달 25일 술에 취한 채 서울 영등포구 H증권사에 난입해 채권 담당 직원 A씨를 주먹으로 가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증권사 간 채권 거래 메신저를 통해 소속 회사와 이름만 알았을 뿐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채권을 매매하던 박씨가 지난달 25일 오후 2시쯤 증권사 채권 거래 메신저를 통해 A씨에게 500억원 규모의 채권 매매를 제안하면서 서로 연락을 시작했다.

A씨는 바로 박씨의 제안에 응했는데, 박씨는 잠시 뒤 10년 국채 선물가격 변동을 이유로 특정 조건에서 채권을 매매하겠다고 제안을 바꿨다. 이에 A씨가 해당 조건으로는 100억원 규모로 채권을 5번에 나눠서 순차적으로 사겠다고 역제안했다. 그러자 박씨는 메신저상에서 격분해 “깜도 안 되는 게 까불지 마라” “시장에 제일 거지 같은 호가만 내는 XX” “시X넘아” 등 욕설을 퍼부었다. A씨가 “저를 아시냐”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응수하자 박씨는 “몰라. 근데 나보다는 못한 X이니 까불지 말라”고 위협도 했다.

증권사 건물이 밀집해 있는 여의도 전경. 국민일보 DB


불과 몇 시간 후 박씨는 H증권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빌딩의 출입통제시스템을 뚫고 난입해 A씨를 찾아다녔고, A씨를 찾아내 폭행을 저질렀다. 당시 술 냄새를 풍기던 박씨는 근처 직원들에게 제지를 당한 뒤 경찰에 신고당했다. 박씨의 범죄 행위는 CCTV에 담겼다. 다수의 직원도 박씨의 폭행을 목격했지만 박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장외 채권거래 시장에서 활동하는 증권사 직원과 중개인은 전국 500~700여명 정도로 시장이 좁다. 하지만 지난해 채권 상장 잔액이 2491조5000억에 달하고, 채권거래 기본금액이 100억원으로 커지면서 거래에 대한 무게감이 크다고 한다. 이는 2328조2000억원(지난해 11월 말 기준)인 국내 주식시장 규모보다 큰 셈이다. 게다가 채권 거래 메신저에 증권사 소속과 이름을 내놓고 거래를 하는 터라 악의를 가지고 있으면 상대방의 신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사건 직후 박씨는 A씨와 합의 의사를 내비쳤다. A씨는 박씨 소속 증권사 간부가 직접 회사에 찾아와서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박씨가 이를 거부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의 건조물침입 혐의도 검토했지만 적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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