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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단체와 조율 덜 돼…논의 거쳐 자리 마련할 것"
비대위원장 자리 놓고 '現 비대위-차기 의협회장' 갈등도
정부와 '단일 대화 창구' 마련 힘들어져 의정 대화, '안갯속'으로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과 대화하는 김택우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의료계의 '한목소리'를 내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내부 분열, 전공의 단체와의 갈등 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내분 논란에 오는 12일 예정됐던 의협·전공의·의대생·교수단체의 합동 브리핑마저 취소됐다.

'단일 대화 창구'를 만들어 정부와 대화에 나서겠다는 야심 찬 목표는 당분간 이루기 힘들게 됐고, 의정(醫政) 대화는 교착 상태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비대위 브리핑하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총선 후 의료계 합동 기자회견 한다더니…의협 "시간 더 필요"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9일 브리핑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과 조율이 덜 돼 이번 주로 예정됐던 합동 기자회견은 시기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 7일 회의를 거쳐 총선 직후 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대교수 비대위와 함께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한 통일된 입장을 밝히는 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에 정부가 요구하는 의료계의 '단일 대화 창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고, 의정 대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전공의들과의 합의에 기반한 것이 아닌, 의협만의 '백일몽'이었음이 드러났다.

전날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 단체 내부에서도 논의가 있어야 하고, 대전협 입장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모여서 의견을 말씀드릴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도 혼선이 있고, 서로 간에 대화 준비가 부족해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협은 의료계의 통일된 안은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성근 위원장은 "통일된 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숫자를 제시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의대 정원을) 늘릴지 줄일지 미리 결정하지 말고, 2천명 결정은 불합리하고 부당하니 충분히 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에 답하는 임현택 의협회장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의협 내부서도 갈등…"비대위원장 넘겨라" vs "무리한 주장"
의협 비대위는 '강경파'로 여겨지는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전날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도와는 달리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당선인의 뜻과 배치되는 의사 결정과 대외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졌다"며 비대위원장직을 임 당선인에게 넘기라는 공문을 비대위에 보냈다.

이날 의협 비대위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은 의협 대의원회의 권한이며, 비대위원장이나 특정인의 의지에 의해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다"며 "규정을 벗어난 주장을 하는 것은 정부의 밀어붙이기와 같이 절차를 무시한 무리한 주장"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당선인은 현재 비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비대위 회의 석상에서 발언을 한다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으나, 보도자료를 통해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회장 선거 이후 대내외적으로 비대위를 흔들려는 시도가 있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의료계 내부의 갈등 상황에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정부에 제시한 대화 조건을 존중하고 활동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어떠한 변화도 없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의 '단일대오'를 만들어 정부와 협상에 나서도 그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의료계 내부의 분열 상황마저 연출되면서 의정 대화의 전망은 갈수록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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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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