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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도시주택공급 점검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지난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신경 쓰느라 제대로 단속을 못 해 애꿎은 우리 어민만 큰 피해를 당했다.”

4·10 총선 하루 전인 9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날 오후 인천 중구의 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찾아 중국 어선의 꽃게 불법조업 단속 현장을 점검한 윤 대통령은 “주변 강대국 눈치를 살피느라 우리 어민의 생계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정부의 존재 의미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2011년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을 나포하다 순직한 고(故) 이청호 경사와 2015년 응급환자 이송 작전 중 입은 부상으로 순직한 고(故) 오진석 경감 흉상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단속함정인 해경 3005함에 승선해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북방한계선(NLL) 인근 중국 어선 단속 현황을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군사동맹을 맺은 북한도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강력하게 단속한다”며 “앞으로 해경은 어떠한 정치적 판단도 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지키는 일에만 모든 힘을 쏟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방문을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중국어선이 우리나라 물고기를 싹쓸이한다”는 여수 어민의 호소를 듣고 현장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에 나선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혼밥 외교' 등 재임 시절 대중 저자세 외교로 논란이 일었던 문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중국에 ‘셰셰(謝謝·고맙다)’ 하면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문재인 정부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일 부산 강서구 명지해안산책로를 찾아 강서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후보와 선거운동원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전날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도시주택공급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과거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전 국민이 고통을 경험했고, 주택 보유자뿐 아니라 저소득층을 비롯한 사회취약계층이 더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며 “(문재인 정부 임기인) 2017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이 거의 2배 올랐으나, 정부 출범 후에는 14.1% 하락하는 등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최근 문 전 대통령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PK(부산·경남)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서 연일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지난 5일 사전투표를 마친 뒤에는 “지금은 현 정부를 정신 차리게 해야 하는 선거로 그래야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고 심판론을 제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연금·노동·교육 개혁 중 도대체 무슨 개혁을 해냈느냐”며 “윤 대통령도 취임 뒤 수차례 답답함을 드러낼 정도”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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