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최근 제주도에서 "길을 잃었다"라거나 "가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모두 '제주도 ○○○'입니다. 봄철 제주도 곶자왈과 들녘에서 자란 ○ ○○를 구하러 집을 나섰다는 겁니다. 집을 나섰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제주 축제에서 ○○○를 찾고 있는 사람들(기사 속 실종 사고와는 관련 없음)

■ 제주도서 잇따른 실종 신고…실종자 숨진 채 발견되기도

어제(8일) 저녁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남송이오름 인근에서 80대 여성과 연락이 끊겼다는 112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소방, 군 당국 등은 헬기와 인력 200여 명을 동원해 해당 오름을 중심으로 이틀간 집중 수색을 이어갔습니다.

길을 잃었던 이 여성은 오름에서 2km 떨어져 있는 한 가게를 찾아가 "아들에게 연락해달라"고 부탁했고,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이 여성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앞서 지난 5일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거슨세미오름 인근에서 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난 1일 저녁 집을 나선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한 지 닷새 만이었습니다.

소방과 경찰 당국은 지난 4일 이 남성이 몰고 간 흰색 1톤 화물차를 찾은 데 이어 이튿날 오전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두 실종·사고는 모두 '이것' 찾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고사리'입니다.

지난 8일 저녁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서 실종된 80대 여성을 찾기 위해 현장에 통합지휘소가 꾸려졌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 최근 5년간 제주도 '길 잃음 사고' 41.4% '고사리 채취' 중 발생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서 출동을 나간 '길 잃음 사고'는 모두 459건. 이 가운데 고사리를 꺾다가 길을 잃은 경우가 190건으로 전체의 41.4%를 차지했습니다.

대부분 건강 상태가 양호해 집으로 바로 돌아갔지만, 고사리 채취에 나섰다가 다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봄에도 벌써 고사리 채취객이 길을 잃었다는 신고가 오늘(9일) 현재 14건 접수됐고 15명이 구조됐습니다.

지난달 27일 낮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일대에서 홀로 고사리를 꺾던 50대 여성이 길을 잃었다고 119에 신고해 20여 분 만에 구조됐습니다.

지난달 26일엔 제주시 조천읍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은 60대 여성이 119에 구조되는 등 이날 하루 동안만 고사리 길 잃음 사고만 3건 접수됐습니다.

야생 고사리는 주로 오름 주변과 곶자왈, 들판 등 중산간 지역(해발 200~600m)에 분포합니다.

풀밭 틈으로 자란 고사리를 찾기 위해 바닥만 보면서 들판과 숲을 누비다가 시간 감각이 흐려지고 길도 잃는 게 제주 고사리 실종 사고의 특징입니다.

들판과 숲속에는 건물은커녕 표지판 같은 기준점이나 이정표도 없어 방향과 길을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고사리를 꺾다가 해질녘이 되어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더욱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119 구조견과 핸들러.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 '고사리 실종자' 수색 위해 119 구조견까지 배치

봄철 고사리를 꺾다가 길을 잃는 사고가 이어지자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119 구조견 '초롱'과 '강호'를 실종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초롱이는 수컷 래브라도 리트리버, 강호는 암컷 셰퍼드입니다.

제주도에서 최근 3년간 고사리를 꺾다가 길을 잃은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를 중심으로 고사리 채취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119 구조견을 전진 배치했습니다.

119 구조견들은 사람의 냄새를 쫓아 신속하게 실종자를 찾아냅니다.

제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있거나 누워있는 사람, 어딘가 아파 보이거나 반응을 하지 않는 사람을 봤을 때 짖도록 훈련을 받았습니다. 등산로를 걷거나,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앞서 제주 구조견 '강호'는 지난달 29일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에서 길을 잃은 고사리 채취객 2명을 찾았고, 31일에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서 고사리 채취객 1명을 구조했습니다.

지난 2일 오후 3시 30분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인근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다가 길을 잃은 60대 여성을 찾은 것도 구조견들이었습니다.

[연관 기사] “길 잃지 마세요” 제주소방에서 ‘주의보’ 내린 까닭 (2024.03.28.)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25672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062 IAEA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승인된 계획 따라 진행 중" 랭크뉴스 2024.04.28
24061 2018년 태풍 광양 비닐하우스 침수피해 농어촌공사도 20% 책임 랭크뉴스 2024.04.28
24060 전국 대체로 맑음…낮 최고 30도 안팎으로 올라 더워 랭크뉴스 2024.04.28
24059 "악취 진동" 신고에 출동하니 고양이 사체 수십마리에 벼룩·기생충 '바글바글' 랭크뉴스 2024.04.28
24058 돼지만도 못한 '청룡'…2월 출생아도 2만명 붕괴[송종호의 쏙쏙통계] 랭크뉴스 2024.04.28
24057 바이든표 가져갈 줄 알았는데…트럼프, 무소속 출마 케네디 견제 랭크뉴스 2024.04.28
24056 부자들은 올해 '이것' 투자 고려한다…예금·채권도 '인기' 랭크뉴스 2024.04.28
24055 "6선 주호영 임시 의사봉?"…野 걱정하는 의장 선출 시나리오 랭크뉴스 2024.04.28
24054 21대 국회 마지막 한달까지 강대강 대치…22대 예고편 되나 랭크뉴스 2024.04.28
24053 타이태닉호 탑승객 중 최고 부자 금시계 경매 나온다 랭크뉴스 2024.04.28
24052 한반도 절반이 물에 잠긴다면···롯데타워·강원도가 ‘강자’ 됐다[오늘도 툰툰한 하루] 랭크뉴스 2024.04.28
24051 尹대통령 만나는 이재명, 민생·정치 현안 '선명성' 부각할까 랭크뉴스 2024.04.28
24050 타이태닉호 탑승객 중 최고 부자 금시계 경매 나온다…예상가는 랭크뉴스 2024.04.28
24049 천연기념물 목숨 앗아간 ‘번쩍번쩍 유리창’···충돌방지 조치는 ‘미완성’ 랭크뉴스 2024.04.28
24048 ‘릴스·숏츠’ 끊고 책읽고 명상하는 사람들···‘도파민 디톡스’ 시대가 왔다 랭크뉴스 2024.04.28
24047 11년 전 푸틴 인천 방문한 이유…한반도에 반복되는 바랴크史 [Focus 인사이드] 랭크뉴스 2024.04.28
24046 "월 324만 원 준비됐나요"... 은퇴 후 부부 생활비 지금 계산해야[부자될 결심] 랭크뉴스 2024.04.28
24045 맥도날드 탐낸 맘스터치의 전략…일본에 가선 '가성비' 택했다 [비크닉 영상] 랭크뉴스 2024.04.28
24044 이 얼굴이 60세? 충격의 미인대회 우승자…"변호사∙기자로 활동" 랭크뉴스 2024.04.28
24043 지하철에서 유튜브만 보나요... "책 읽는 인구, 이러다 멸종" 랭크뉴스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