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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윤 헬로82 대표
최재윤 헬로82 대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커뮤니티 공간 앞에 서있다. 헬로82 제공

“외국 케이(K)팝 팬들은 개별 가수보다 음악 장르 팬에 가까워요. 이런 특성을 이해하면 중소기획사 아이돌도 얼마든지 글로벌 팬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최재윤 헬로82 대표가 말했다. 헬로82는 팬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음악회사로, 82는 한국 국가번호에서 따왔다. 1년의 대부분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본사에서 지내다 잠시 한국에 들어온 최 대표를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헬로82 서울지사에서 만났다.

지난해 12월 그룹 에이티즈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4대 대형기획사로 꼽히는 하이브·에스엠(SM)·와이지(YG)·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중소기획사 소속으론 처음이다. 이 차트 정상에 오른 케이팝 그룹은 모두 8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등 7팀은 미국 대형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이 유통을 맡고 있다. 나머지 1팀인 에이티즈의 현지 음반 유통과 프로모션을 맡은 회사가 바로 헬로82다. 최 대표는 “음반 판매량이 중요한 ‘빌보드 200’ 1위는 충분히 계산 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룹 에이티즈가 미국 현지 팬들과 댄스 챌린지를 하고 있다. 헬로82 제공

최 대표는 재수생 시절 불시에 당하는 교통사고처럼 멕시코 국민가수 루이스 미겔에 빠졌다. 미겔을 파다 보니 라틴 음악 자체의 팬이 됐다. 대학도 서어서문학과로 진학했다. 지금 헤어스타일도 라틴 뮤지션 분위기를 낸 것이다.

“미국 음악시장에서 양념 수준이었던 라틴팝이 2020년께부터 주류로 치고 들어갔어요. 푸에르토리코 출신 래퍼 배드 버니가 대표적이죠. 비슷한 시기에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가 빌보드 ‘핫 100’ 1위를 하면서 케이팝도 주류로 편입했죠.”

방탄소년단으로 케이팝을 접한 이들은 다른 케이팝 그룹에도 관심이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자신이 미겔로 ‘입덕’해 라틴팝 팬이 된 것처럼 말이다. “토트넘의 손흥민을 응원하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빠지는 것처럼 해외에선 케이팝 장르 팬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이들의 커뮤니티에 다가가 보자는 발상이 헬로82의 시작이었죠.”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헬로82 커뮤니티 공간에서 그룹 피원하모니가 팬들과 만나고 있다. 헬로82 제공

최 대표의 첫 직장은 음악 채널 엠넷이다. 음악 시상식 마마, 가수 리얼리티 예능 등을 연출했다. 2011년 엠넷 아메리카로 넘어가면서 새롭게 눈을 떴다. “미국 도착 다음날 타이거제이케이(JK)의 정글엔터테인먼트 레이블 콘서트에 갔더니 거의 교포들이었어요. 사흘 뒤 신인 아이돌 그룹 쇼케이스에 갔더니 한국인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케이팝 팬이 이렇게 많았나?’ 놀랐어요.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으로 뜬 거죠.” 그는 방송보다 디지털 미디어 위주로 엠넷 아메리카 콘텐츠를 꾸렸다. 동시에 오프라인 행사도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만든 게 케이팝 축제 케이콘이다.

엠넷을 나와 디지털 콘텐츠 회사 딩고스튜디오 총괄이사를 거친 그는 2018년 헬로82를 설립했다. 케이팝 소비자부터 파악하는 게 먼저였다.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유튜브 채널을 각각 개설하고 해당 언어권 케이팝 팬과 케이팝 가수를 연결해주는 콘텐츠를 만들어 올렸다. 아르헨티나의 선미 팬이 한국 길거리에서 선미와 깜짝 만남을 하는 영상은 첫날에만 70만뷰가 나왔다. 유튜브 콘텐츠를 바탕으로 팬덤 커뮤니티를 만들어갔다. 2022년 로스앤젤레스에 1150여㎡(350평) 규모의 상설 커뮤니티 공간도 만들었다. 여기서 앨범 발매 이벤트, 아티스트 팬미팅 등을 여는 건 물론 팬들끼리 모여 놀도록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헬로82 커뮤니티 공간에 모인 케이팝 팬들. 헬로82 제공

이렇게 모인 팬들과 연결해준 케이팝 그룹이 에이티즈·피원하모니·싸이커스다. 앨범 유통은 물론 굿즈 판매, 팝업스토어 운영, 오프라인 이벤트, 콘텐츠 제작 등을 대행한다. 케이팝을 유통하는 미국 음반사는 하지 않는 것들이다. 이는 팬들의 음반 구매로 이어졌고, 빌보드 성적에 반영됐다. 신인 싸이커스는 지난해 데뷔앨범으로 ‘빌보드 200’에 진입(75위)하는 진기록을 썼다. 피원하모니는 지난 2월 같은 차트 39위를 기록했다.

헬로82는 올해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 애틀랜타 사무소를 낸 데 이어, 하반기 독일 베를린 사무소도 열 예정이다. 디지털 음원 유통도 시작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진입 전략도 짜겠다는 각오다. 최 대표는 “팬들이 중심이 되는 케이팝 페스티벌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룹 엔믹스가 미국 현지 팬들과 만나고 있다. 헬로82 제공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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