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입구에 설치된 '유튜브 무단 촬영 금지' 입간판.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 제공

바가지요금 등 논란이 불거지자 인천 소래포구의 한 어시장이 유튜브 촬영을 제한하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소래포구의 한 어시장 입구에 세워진 입간판 사진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해당 입간판에는 '유튜브 촬영, 방송 촬영은 사무실을 경유해 주시길 바란다'고 적혀 있다. 하단에는 '악의적, 고의적 편집으로 시장에 손해를 끼칠 경우 민·형사 책임 및 추후 촬영금지'라는 경고 문구도 있다.

소래포구 어시장들은 유튜브를 통해 바가지요금과 과도한 호객 행위 등이 알려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지난 2월 유튜브 채널 '생선선생 미스터S'는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대게 두 마리가 37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소래포구의 한 어시장에서 '다리 없는 꽃게'로 바꿔치기 당했다는 글과 영상도 올라와 논란이 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소래포구 상인들은 '호객 행위·섞어 팔기·바가지' 등을 근절하기 위한 자정대회를 열고 큰절까지 하며 사과했다. 고객 사과 의미로 지난달 광어회 무료 제공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인천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한 상인이 대게 2마리에 37만8,000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생선선생 미스터S' 캡처

하지만 논란이 지속되면서 피해가 잇따르자 유튜브 촬영을 제한하기로 했다. 입간판을 내건 전통어시장 관계자는 9일 본보 통화에서 "소래포구 시장 한 곳이 논란이 되면 다른 어시장까지 같이 피해를 보고 있어서 그걸 막자는 취지"라며 "좋은 의도로 촬영을 요청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논란이 됐던 종합어시장 측은 "논란 이후 많이 개선돼 한 분이라도 와서 지금의 모습을 다시 봐달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유튜버 촬영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래포구에는 전통어시장, 종합어시장, 난전시장, 영남어시장 등 4개의 어시장이 있다.

어시장 유튜브 촬영 제한에 누리꾼들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게 아니냐", "뭔가 걸리는 게 많으니 제한하는 것 아니냐" 등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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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윤한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