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중국외신기자클럽 '2023 취재 환경 보고서'
외신 기자 80%, "간섭·폭행 등 취재 방해 경험"
인터뷰 약속해놓고 막판 취소 사례도 많아져
지난달 14일 건물 폭발 사고가 발생한 중국 허베이성 싼허시의 한 거리에서 현지 공안들이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있다. 싼허=조영빈 특파원


중국 당국의 외신 기자들에 대한 취재·보도 방해 행위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동 자체가 제한적이었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보다 일부 취재 환경은 개선됐지만, 공안을 동원한 취재 간섭은 더욱 심해졌고 드론까지 동원해 감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외신기자클럽(FCCC)은 회원 150여 명 중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담은 '2023 취재 환경 보고서'를 지난 8일 발표했다. 1981년 설립된 FCCC는 대체로 미국과 유럽 국가 특파원들로 이뤄진 단체로, 매년 중국 내 언론 환경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다.

"취재원 명단 넘겨라" 압박도

중국 공안들이 2022년 11월 에드 로런스(우측 하단) BBC 기자를 둘러싸고 폭행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자신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과 휴대폰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해킹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55%는 자신의 사무실 또는 집에 중국 당국이 도청 장치 등 감시 장비를 심어놨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답했다.
한 외신 기자는 중국인과 인터뷰를 추진하는 동안 중국 당국이 드론을 띄워 자신을 감시했다
고도 주장했다.

중국 당국의 취재 방해도 여전했다. 응답자
81%는 취재 과정에서 중국 당국의 간섭, 괴롭힘, 폭력을 경험
했다. 중국 경찰로부터 취재를 제지당했다고 밝힌 비율은 54%로 전년(56%)보다 다소 낮아졌다. 반면 구체적인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취재를 방해받았다고 밝힌 비율은 45%로 지난해(36%)보다 크게 높아졌다. 보고서는 "중국 공안의 가정 방문, 심야 통화, 가족에 대한 위협까지 중국 측의 취재 방해 전술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복 공안의 미행'과 '중국 외교부로부터의 차담 요청'도 잦아지고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중국 외교부는 종종 차담을 명분으로 외신 기자를 불러들여 해당 언론사가 내보낸 보도에 항의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중국의 미완공 아파트 문제를 취재하던 한 뉴스통신사 기자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보도에 포함된 중국인 취재원 명단을 넘기라는 압박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반간첩법 시행 뒤 잠재적 간첩 취급"

중국 북부 내몽고자치구 후허하오터시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간첩 활동을 알아채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인 취재원들이 외신 기자와의 접촉을 꺼려하는 분위기도 최근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3분의 1은 중국인과의 인터뷰가 막판에 취소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언론인과 대화할 수 없다",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미 약속했던 인터뷰를 취소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7월 간첩 행위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반(反)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해외 언론과 대화만 해도 이 법의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외신과의 접촉은 일단 피하고 본다'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분석
된다. 유럽 지역에서 파견된 한 기자는 RFA에 "예전에는 중국 시민들이 호기심을 갖고 나에게 인사하곤 했지만, 지금은 잠재적인 간첩으로 취급한다"고 말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지난해 180개 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중국은 전년 보다 2계단 하락한 179위를 기록했다. 180위는 북한이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8032 이스라엘, 19일 새벽 이란 타격…“본토 공습에 6일 만에 보복” 랭크뉴스 2024.04.19
28031 “선거 지고 당대표? 이재명식 정치문법” 한동훈 조기 등판에 부정적인 국민의힘 랭크뉴스 2024.04.19
28030 여친 성폭행 막다가 '11세 지능' 됐는데…법정 선 범인이 꺼낸 말 랭크뉴스 2024.04.19
28029 [일문일답] 이창용 “유가 오르면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될 수도… 정상화돼야” 랭크뉴스 2024.04.19
28028 [속보] 이란 고위 사령관 "피해 발생 없어"<로이터> 랭크뉴스 2024.04.19
28027 조국혁신당 “윤 대통령, 4·19 도둑 참배” 비판···이재명·조국은 기념식 참석 랭크뉴스 2024.04.19
28026 조국혁신당, 윤 대통령 ‘4·19 도둑 참배’ 비판···이재명·조국은 기념식 참석 랭크뉴스 2024.04.19
28025 부산 파라다이스 카지노서 잇단 당첨…직원·손님 짜고 빼돌렸다 랭크뉴스 2024.04.19
28024 ‘이스라엘, 이란 타격’ 보도에 코스피 급락, 환율 18원 급등 랭크뉴스 2024.04.19
28023 갤럽도 尹지지율 11%p 급강하‥긍정평가 23% '역대 최저치' 랭크뉴스 2024.04.19
28022 [속보] "이란 소식통, 외국의 공격 보도 부인"<로이터> 랭크뉴스 2024.04.19
28021 "이제 코딩까지?"···이과생 모시는 은행 채용시장 랭크뉴스 2024.04.19
28020 이란 당국자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없어, 폭발음은 방공망 활성화 때문” 랭크뉴스 2024.04.19
28019 "연어회에 술판?" 김성태에 묻자 "비상식적‥이화영 건강하라"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4.19
28018 청소년에 술 팔면 영업정지 2개월서 7일로 랭크뉴스 2024.04.19
28017 미 언론 “이스라엘, 이란 ‘제한적’ 공격…미국에 사전 통지” 랭크뉴스 2024.04.19
28016 정부, ‘의대증원 규모 조정’ 대학총장 건의 받아들일 듯 랭크뉴스 2024.04.19
28015 이스라엘, 이란 본토 심야 공습…이란 측 "이스파한 핵시설 무사" 랭크뉴스 2024.04.19
28014 "부모 죽여달라" 의뢰했다가…돈 뜯기고 협박 당한 10대女 랭크뉴스 2024.04.19
28013 [환율 다시 1400원]③ “지금보다 더 오를 여력 있지만… 2022년 만큼은 아냐” 랭크뉴스 20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