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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미국·캐나다서 개기일식 일어나
3000여만명 관측…코로나·전리층 분석
한국 연구팀, 텍사스에서 현지 관측 실시
8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사익스턴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장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끼어들면서 생기는 천체 현상이다. 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브래디에서 8일(현지시간) 한 가족이 특수 안경을 착용한 채 개기일식을 관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낮에 태양이 사라지는 천문 현상인 개기일식이 8일(현지시간) 북미 하늘에서 일어났다. 미국인 수백만 명이 자동차를 타고 개기일식이 보이는 지역으로 대이동을 했고, 우주과학계는 태양 대기를 관찰하고 지구 상공에 로켓을 발사하는 등 관측 활동에 열을 올렸다.

CNN과 스페이스닷컴 등 미국 언론은 이날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에 걸쳐 개기일식이 나타났으며, 낮에 태양이 갑자기 어두워지는 기이한 모습을 수천만명이 놀라고 흥분한 표정으로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날 개기일식이 관측된 구간은 폭 185㎞, 길이 1만6000㎞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지역을 사선으로 덮은 띠 같은 모양이었다.

미국 동부 기준으로 오후 2시7분 멕시코 서부 마자틀란에서 시작된 개기일식은 미국을 가로질러 이동하며 캐나다 뉴펀들랜드주에서 오후 3시46분 관측된 것을 끝으로 종료됐다.

개기일식은 미국 텍사스주 4분26초 등 각 지역 별로 약 4분30초 내외 지속됐다. 개기일식 지속 시간이 끝나면 달이 태양을 벗어나면서 부분일식으로 전환됐다.

NASA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구간에는 약 3160만명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개기일식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관찰하기 위해 해당 지역으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 외지인 수가 수백만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이날 개기일식이 찾아오자 하늘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CNN은 “텍사스주 커빌에서는 하늘에서 태양이 사라졌을 때, 그리고 다시 나타났을 때 군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며 “멕시코 토레온에서는 군중들이 바쁘게 일식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아칸소주 러셀빌에서는 수백 쌍이 모여 개기일식에 맞춰 대규모 결혼식을 올렸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D.C. 중심부인 내셔널 몰 앞에서도 수많은 시민이 눈에 특수 안경을 착용한 채 개기일식을 관찰했다. CNN에 따르면 동물원에서는 개기일식이 일어나자 플라밍고와 펭귄이 한곳으로 모여들어 집단을 형성하는 특이한 모습도 관찰됐다.

일식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끼어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일부만 가리면 부분일식이라고 부른다.

이날 개기일식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과학계도 주목했다. 태양의 대기인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는 태양 본체가 뿜는 밝은 광선이 살아 있는 평소에는 관측할 수가 없다. 달이 태양을 막으면서 태양 본체의 광선을 차단해야 비로소 보인다. 코로나는 태양 본체에서 사방으로 분사되는 물방울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

코로나는 특이한 물리적 특징을 지닌다. 태양 본체의 표면은 온도가 섭씨 6000도 가량인데, 정작 태양 대기인 코로나는 수백만도에 이르기 때문이다. 또 태양 표면에서 초속 수십㎞인 태양풍(전기적 성질을 띤 입자)이 코로나를 통과하면 초속 수백㎞로 가속된다. 이런 이유를 밝히려면 코로나를 정밀 관찰하는 것이 필수인데, 그런 기회를 개기일식이 제공한다.

이날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팀도 텍사스주에서 NASA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 분석 장비 ‘국제우주정거장용 코로나그래프(CODEX)’ 연구를 위한 관측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NASA는 개기일식 때 지구 상공에 있는 ‘전리층’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로켓도 쐈다. 전리층은 고도 60~400㎞에 분포하는데, 내부에 품은 전자 밀도에 따라 전파를 흡수하거나 튕겨낸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다음 개기일식은 2026년 8월12일이다.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스페인 등에서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2035년 9월2일에 북한 평양과 강원도 고성 등에서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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