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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과 가장 비슷한 정책을 펼 정당은 어디일까.’ 4·10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22대 국회의 여야 지형변화가 개별 시민들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가 서로를 향해 심판론만 제기했을 뿐, 유권자들이 정당 간 차별성과 특징을 비교할 수 있게 해줄 정책 대결은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근로시간 단축, 세제 변화, 민생지원금, 젠더폭력, 의대 증원 등 대중적 관심이 큰 경제·사회·정치 분야의 핵심 이슈 16개를 골라 이에 대한 각 정당의 공약 및 입장을 취합했다.

■금투세·상속세…경제 정책은 여야 입장차 ‘뚜렷’

여야의 관점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는 경제 관련 법·제도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초 “금투세 폐지 정책을 확정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국민의힘 공약집에도 명시돼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부족한 세수를 또 근로자들의 소득으로 메꾸려는 그러한 얄팍한 속셈이 아닌지 의심된다(이개호 정책위의장)”라며 감세 자체에 소극적이다. 녹색정의당도 “금투세를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새로운미래는 오히려 “개인들에게 차별적인 금투세를 폐지하고 거래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찬성 뜻을 밝혔고,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금투세 폐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신중론을 펼친다.

상속·증여세 완화에도 국민의힘은 찬성을,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반대한다. 국민의힘은 피해자의 우선매수권 행사, 구입자금 대출 등의 내용이 담긴 현행 전세사기특별법에 의거한 해결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등 나머지 정당들은 모두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긍정적이다.

■주 4일제는 언제? 이재명 ‘민생회복지원금’은 “인플레 우려” 상당

직장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근로시간 어젠다도 여·야 입장차가 뚜렷하다. 민주당은 주4일제(4.5일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새로운미래도 법정 노동시간 40시간→35시간 축소 공약을 냈다. 정의당은 “중소기업·비정규직 역차별을 방지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을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임금 감소로 직결되며, 기업의 인력 확보부담과 비용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일하는 시간 단축에 부정적이다. 개혁신당 역시 “주 52시간 예외 사례를 현실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며 단축 자체에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한번 쓰면 끝나는 것이다. 어렵게 잡은 물가가 올라갈 것(한동훈 비대위원장)”이라며 반대한다. 새로운미래 역시 인플레이션 우려를 근거로 “모순적 대책”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고수하고 있는 의대 규모에 대해서는 대체로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라며,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결론을 내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공공의대·지역의대 추진 등의 공약을, 새로운미래는 매년 15~20% 단계적 증원 등을 공약했다.

■비동의강간죄, 민주당은 ‘유보’, 국힘은 “억울한 사람 양산”

녹색정의당은 강간죄 성립 기준을 폭행·협박 여부가 아닌 ‘성관계 동의 여부’로 가늠하는 ‘비동의 강간죄’의 도입을 비롯해, 성적 괴롭힘도 성폭력 범주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젠더폭력 법·제도를 전면 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 “장기 과제로 추진하되 당론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유보적이다. 국민의힘은 “억울한 사람을 양산할 수 있다”며 반대한다. 반면 새로운미래는 지난 3·8 세계여성의날을 하루 앞두고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공약했다.

디지털 성범죄 공약으로 각 정당은 국제공조 체제 마련(녹색정의당), 사이버 공간 성적괴롭힘 처벌법(새로운미래), 법무부·여가부·경찰청의 성범죄물 삭제권 부여(조국혁신당), 위장 수사범위 성인여성까지 확대(국민의힘) 등을 제시했다.

성별·장애 등을 이유로 고용 등 생활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의 도입은 진보 진영의 숙원 중 하나였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만 찬성 의사를 밝혔을 뿐 다른 정당들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 국민의힘은 “차별금지 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일 경우 다양한 분야에서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양안(대만·중국) 전쟁 시 군사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중국과 대만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와 무슨 상관인가(이재명 민주당 대표)”“국익 중심의 균형외교가 필요하다(새로운미래)” “한국 불개입을 선언해야(녹색정의당)” 등 대부분 부정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우리는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고 국익을 지키는 정치를 할 것(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며 개입 의지를 시사했다.

비례대표 숫자를 늘려 지역구·비례 비율을 2:1 정도로 만들자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아예 국회의원 50명 감축 공약을 내걸고 있다. 대통령실 세종 이전에 대해 민주·새로운미래·녹색정의·조국혁신·개혁신당 모두 찬성 입장인 반면, 국회의사당을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낸 국민의힘은 오히려 “(대통령실 이전은)지금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한동훈 위원장)”라며 입장을 유보했다.

경향신문은 해당 정당들에 직접 16개 사안에 대한 입장을 질의해 답변을 받았으며, 각 정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집과 개별적으로 발표한 공약도 참고했다. 아울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 질의에 정당들이 답변한 내용과, 당대표 같은 대표성을 지닌 인사가 구두로 밝힌 내용도 반영했다. 구체적인 공약이 없거나 정당의 공식입장이 정립되지 않은 사안은 ‘없음’으로 기재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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