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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우려 없는 상황에서
위험자산 주식 등과 동반 상승
“투기 수요·정치 요인 탓”
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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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정말 ‘금값’되는 걸까.

주가·가상화폐 등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시장 참여자들도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이 경제 위기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위험 자산인 주식 등과 함께 고공 행진하는 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금값 미스터리’라는 말까지 나온다.


달러 강세·실질 금리 상승 속 이례적 금 랠리

8일 국제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선물(6월물) 가격은 장중 1트로이온스(약 31.10g)당 237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날 금 선물 종가는 2330.20달러로 올해 1월1일(종가 기준 2072.90달러)에 견줘 이미 12.4% 급등한 상태다. 당분간 금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최근 금값의 상승 행진은 기존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다. 금 가격을 1온스(약 28.35g)당 35달러로 고정했던 브레턴우즈 체제(중앙은행 화폐 발행량을 금 보유량에 따라 제한)가 깨진 1970년대 이래, 금값은 대체로 금리 및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였던 까닭이다. 이자와 배당이 없는 금은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아지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경우 달러로 표시하는 금 가격은 반대로 오르는 게 과거의 경험이다.

그러나 요즘 사정은 다르다. 코로나19 이후 주요국이 정책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며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가 뛰고, 달러 가치가 여전히 고공 행진하는 데도 금값이 전례 없는 오름세를 보이는 탓이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금은 어떤 때는 이래서 오르고, 다른 때는 저래서 오른다고 하는 등 사전적 지식이 가격 예측에 도움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뉴스 볼 때마다 헷갈리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세계 금협의회(WGC)에 따르면 금 소비의 ‘큰손’인 각국 중앙은행의 올해 1∼2월 금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나 급감한 상태다.


투기 수요·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금 공급 축소 우려 탓?

시장에서는 금값이 ‘금값’된 숨은 비결을 3가지 정도로 헤아린다. 우선 금값이 장기간 우상향하며 자산 배분(분산 투자)을 위한 투자 매력도가 올라간 데다 최근엔 투기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국채 수익률(국채 금리)과 달러 움직임이 금 랠리를 완전히 정당화하지는 못하는 걸로 보인다”며 지난 2월 말 이후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미결제 계약 및 순매수 계약 건수가 급증한 점을 짚었다. 투기 거래자가 몰리며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란의 보복 가능성 등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올해 ‘슈퍼 선거의 해’ 도래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갈수록 고조되는 것도 금 수요를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주식·코인 등 위험 자산 투자를 한껏 늘려놓고, 역설적으로 위험 회피를 위해 안전 자산을 함께 쟁여두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의미다.

공급망 악화 여파로 금 수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금값엔 외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아시아, 아프리카 광산 등에서 금 채굴이 어려워지며 금 공급에 제약이 생긴다는 것이다. 세계 금협의회는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공급망 위기와 지정학적 위험으로 금 교역이 위축돼 지난해 금 재활용(스크랩)이 감소한 규모가 30∼70톤(올해 1~2월 세계 중앙은행 금 순매수량은 64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짚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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