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日정부 "공문서에 쓰지 않는 말"…야스쿠니신사 집단참배 이어 또 논란


일본 육상자위대 부대에 사용된 '대동아전쟁' 표현
붉은색 사각형 안쪽에 '대동아전쟁'(大東亞戰爭)이라는 글이 보인다. [육상자위대 제32보통과 연대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육상자위대 부대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침략전쟁인 태평양전쟁을 미화하는 용어인 '대동아전쟁'(大東亞戰爭)을 버젓이 썼다가 비판이 일자 사흘 만인 8일 삭제했다.

육상자위대 제32보통과 연대는 지난 5일 엑스(X·옛 트위터)에 "32연대 대원이 대동아전쟁 최대 격전지 이오지마(硫黃島)에서 개최된 일미 이오지마 전몰자 합동 위령추도식에 참가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연대는 "조국을 위해 존귀한 생명을 바친 일미 양국 영령의 명복을 빈다"고 밝히고 관련 사진도 첨부했다.

이오지마는 일본과 괌 중간쯤에 있는 섬이다. 1945년 미군이 일본군과 격전 끝에 섬을 점령하고 성조기를 세우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유명해졌다.

제32보통과 연대는 언론에 보도되는 등 표현이 문제가 되자 사흘 만인 이날 오후 '대동아전쟁 최대 격전지' 표현을 삭제했다.

한국의 육군본부에 해당하는 육상막료감부에 따르면 제32보통과 연대는 격전지였던 것을 표현하기 위해 당시의 호칭을 사용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연대는 삭제 이유에 대해 "본래 전하고 싶은 내용이 전해지지 않고 오해를 불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육상막료감부는 "SNS 투고는 적절한 표현으로 하도록 다시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대동아전쟁 용어 사용에 대한 정부 견해'를 말해 달라는 질문에 "종전부터 정부가 답변해 온 것처럼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는 현재 일반적으로 정부 공문서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문서에 어떠한 용어를 사용할 것인지는 문맥 등에 따른 것으로 질문에 대해 일괄적으로 답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현재 방위성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동아전쟁은 일본이 식민 지배한 아시아 권역 등을 하나로 묶은 이른바 '대일본제국'이 서구 열강에 맞서 싸웠다는 인식을 담고 있어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의도를 담은 용어로 분류된다.

일본 대백과전서에는 대동아전쟁이 "태평양전쟁에 대한 당시 일본 지도자층 호칭"으로 설명돼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1940년 서구로부터 아시아를 해방한다는 명목으로 '대동아공영권 확립을 도모한다'는 외교 방침을 정하고, 이듬해인 1941년 12월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부르기로 했다.

일본 패전 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최고사령부(GHQ)는 공문서 등에서 이 용어를금지했다.

지금도 일본 정부는 공문서에 이 용어를 쓰지 않아 사실상 '금기어'로 인식된다.

극우 성향을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정치인, 언론, 교과서는 대동아전쟁 대신 태평양전쟁이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앞서 육상자위대는 장군을 포함한 대원 수십 명이 지난 1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찾아가 집단 참배해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참배자 중에는 육상막료감부에서 육상막료장(육군참모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고바야시 히로키 육상막료부장도 포함됐다.

이들은 시간 단위 휴가를 신청해 야스쿠니신사를 찾았으나, 고바야시 부장과 일부 인사는 관용차를 이용해 이동했다.

방위성 사무차관 통달은 부대가 종교 예배소를 참배하는 것과 대원에게 참배를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8125 민주당, 차기 총리·비서실장 하마평에 “불통의 폭주 계속될 것” 랭크뉴스 2024.04.13
8124 삶의 중간점검 ‘자서전’…살아갈 나 위해 살아온 날 정리 랭크뉴스 2024.04.13
8123 한방에 ‘1만7000원’ 드론 킬러… 英 “우크라 지원” 랭크뉴스 2024.04.13
8122 태안해경, 서산 바닷가서 고립된 상괭이 새끼 구조해 방류 랭크뉴스 2024.04.13
8121 "꺄하하" 오둥이 옷입히는데 1시간…그래도 '행복한 전시상황' 랭크뉴스 2024.04.13
8120 “중국발 일산화탄소에…한국, 대기질 개선 손 못 써” 美연구팀 분석 나왔다 랭크뉴스 2024.04.13
8119 민주 김준혁, 성균관장 만나 "퇴계 성관계 지존 발언 사과" 랭크뉴스 2024.04.13
8118 박지원 "윤석열 대통령 탈당하고 거국내각 구성 선언해야" 랭크뉴스 2024.04.13
8117 돈줄 엮인 케이블카, 쇠줄 묶인 복원약속 [하상윤의 멈칫] 랭크뉴스 2024.04.13
8116 "손님에게 받은 팁 모두 바쳐라" 中 북한식당의 女종업원 교육 랭크뉴스 2024.04.13
8115 백세시대라는데…실직과 재취업 그 사이에 표류하는 50대 [창+] 랭크뉴스 2024.04.13
8114 '채상병 특검' 압박 들어간 민주당… "거부시 국민적 저항 맞을 것" 랭크뉴스 2024.04.13
8113 한동훈 "결과에 실망, 내가 부족했다…국민 사랑 받을 길 찾길" 랭크뉴스 2024.04.13
8112 "채상병 특검" "김건희 특검"…192석 확보한 범야권, 본격 尹 압박 랭크뉴스 2024.04.13
8111 이준석 "차기 전당대회 출마하지 않겠다‥지방선거 매진" 랭크뉴스 2024.04.13
8110 민주당 “쇄신 시작은 채상병 특검법 수용”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4.13
8109 첫차 타고 오른 초행길…얼마 안가 눈 덮인 산골짜기가 [ESC] 랭크뉴스 2024.04.13
8108 윤 대통령, 4개월여 만에 비서실장 교체…이르면 내일 발표 랭크뉴스 2024.04.13
8107 행사의 계절…가수 배일호의 가방 속에는?[왓츠인마이백⑧] 랭크뉴스 2024.04.13
8106 군인이라더니…‘닭백숙 50인분’ 주문에 수백만원 뜯긴 식당 주인 왜 랭크뉴스 2024.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