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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네거티브 공세를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각종 막말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의 경기 수원정 후보 ‘김준혁 아웃’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정조준하며 대치하고 있다. 이번 총선이 막판까지 여야의 상호 비방전으로 점철되면서 “정책은 실종되고 정쟁으로 뒤덮인 최악의 선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일보는 총선 전 마지막 주말인 지난 5~7일 진행된 여야 대표의 선거 유세 발언을 8일 전수 분석했다. 이 기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번 연설에 나섰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한동훈’을 단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 ‘윤석열’을 109번 말했다. 국민의힘과 맞상대하지 않고 윤석열정부 공격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대파 가격표를 보며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한 발언을 앞세우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중·성동을 유세에서 “왜 대파를 갖고 투표소에 가면 안 되는지, 대파를 갖고 테러라도 한다는 것인가”라며 “(윤석열정부가) ‘칼틀막’ ‘입틀막’도 부족해 이제는 ‘파틀막’까지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처럼 정부 심판론을 거론하면서 ‘대파’(28회)를 전략적으로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권력’(206회) ‘정권’(140회) ‘포기’(130회) ‘주인’(125회) 등의 단어도 정권심판과 연결지어 수시로 언급했다. 이는 “이 나라의 권력을 다 틀어쥐고 있는 집권여당”(5일 충북 청주 서원 유세) “폭압적인 정권”(6일 경기 용인병 유세) 등의 맥락에서 거론됐다. 그는 ‘눈물’(200회)도 자주 언급했는데, 이는 국민의힘의 읍소전략을 겨냥해 “악어의 눈물”이라며 견제할 때 사용됐다.

한 위원장은 ‘김준혁’(111회)을 ‘이재명’(103회)보다 더 많이 언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국’은 김 후보와 마찬가지로 111회 거론됐다.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의혹에 휩싸인 양문석 민주당 후보(경기 안산갑)는 46회 언급됐다. 한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김준혁 같은 사람이 대한민국을 이끄는 세상에서 살게 할 건가”(5일 인천 연수 유세)라는 등의 발언으로 김 후보를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김 후보를 사퇴시키지 않는 민주당을 ‘여성혐오 정당’으로 간주하며 ‘여성’ 키워드도 89회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범죄자’라는 표현도 112회나 언급했다. 이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범죄자연대’로 규정한 ‘이조 심판론’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됐다. 그는 ‘200석’이라는 단어도 48회 언급했다. 최소한 개헌저지선(100석)은 확보하게 해 달라며 호소하는 과정에서 나온 단어였다.

與도 野도 입만 열면 “심판” “심판”…정책 경쟁 아예 실종

여야가 이처럼 극한에 치달은 상호비방을 주고받은 건 최근 여론 추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국민일보는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지난달 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최근 한 달간 ‘김준혁·양문석·대파’의 키워드 검색 추이를 분석했다. 이는 각 키워드의 최대 검색량 기준을 100으로 할 때 나타나는 상대지표를 각각 수치화한 것이다.

선거 막판 국민의힘의 주된 공격 무기가 된 ‘김준혁’ 키워드는 지난달 28일 본격적으로 검색량이 늘어나 지난 3일 정점을 찍었다. 지난 2일에는 3월 중반부터 4월 초반까지 검색량에서 앞서던 ‘양문석’ 키워드를 역전했다. ‘양문석’ 키워드는 지난달 18일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7일까지 검색량이 줄었다. 그러나 이후 다시 폭증해 같은 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지난 4일 이후로는 ‘김준혁’ ‘양문석’ 두 키워드 모두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눈에 띄는 건 ‘대파’의 등장이다. 대파는 윤 대통령이 처음 이를 언급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만 해도 소폭 등락했을 뿐 검색량이 급격히 늘진 않았다. 다만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난 5~6일 ‘대파’는 갑자기 검색량이 치솟으며 총선 관련 주요 키워드가 됐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대파쇼’ 몰이를 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국민 정서를 휘어잡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여야의 네거티브 공방은 결국 국민들의 피해로 귀결된다고 성토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역대 최악이라고 해도 정말 틀리지 않는 게 정책은 실종됐고, 미래 비전도 없다”며 “이런 선거를 거쳐 구성되는 22대 국회는 4년 동안 싸움만 하다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모든 정당이 다 중도층 얘기만 하는데, 정작 중도층 표심을 얻으려면 네거티브 전략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포지티브 전략을 쓰는 것 같더니 막판에 가서 양쪽이 다 초조하고 다급해지니 일단은 집토끼부터 잡는 옛날 선거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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