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고 장희재씨…“투석 받다 돌아가신 할머니 떠올라” 장기기증 결정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6일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장희재(43)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7살 쌍둥이를 키우며 무용수와 안무가로 박사과정을 밟던 40대 여성이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뇌사상태에 빠진 뒤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눈 감기 전까지 투석을 받아야 했던 가족을 그리며 뇌사장기기증을 결심했다.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6일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에서 장희재(43)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달 9일 부모님 집에서 쌍둥이 아들들과 잠을 자던 중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발생했다. 장씨 아버지는 이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새벽 7시쯤 쌍둥이들이 거실로 쫓아와 할머니를 부르면서 엄마가 숨을 안 쉰다고 난리가 났다”며 “제가 직접 (딸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딸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장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장씨 어머니는 “엄마(장씨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투석을 하다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투석이라는 게 너무 힘든 걸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환자들의 아픔에 공감해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6일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장희재(43)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에서 1남2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장씨는 무용수와 안무가로 활동했다. 장씨는 무용학과 박사과정과 쌍둥이 육아를 병행하면서 초중등 수업과 대학 강의도 나갔다. 무용가와 안무가로서 실력 또한 뛰어났던 장씨는 전국 무용제에서 금상을 받고, ‘대전을 빛낸 안무가상’을 받기도 했다.

장씨의 어머니는 딸에게 “매일 아침 네 이름을 몇 차례씩 불러본다”며 “애들은 걱정하지 말고 이제는 편히 쉬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장씨의 언니는 동생에게 “사랑하고 너무 사랑했고 내가 너의 언니여서 너무 행복했다”며 “내게 아들 둘을 선물로 주고 갔다고 생각하고 딸과 함께 잘 키울게”라고 전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510 임금협상 결렬에 2천명 집결…삼성전자 노조 첫 집단행동 랭크뉴스 2024.04.18
5509 '고급 탈색' 시술 후 맨발로 도망간 20대男…쪽지엔 "성공하면 갚겠다" 랭크뉴스 2024.04.18
5508 스웨덴, 법적 성별 변경 가능 연령 18→16세 랭크뉴스 2024.04.18
5507 "가해자 누나는 현직 배우"…'부산 20대女 추락사' 유족의 폭로 랭크뉴스 2024.04.18
5506 천하람 “AV행사 뭐가 문제냐”… 압구정 학부모들 ‘발칵’ 랭크뉴스 2024.04.18
5505 일본 규슈-시코쿠 해협서 규모 6.4 지진…“쓰나미 우려 없어” 랭크뉴스 2024.04.18
5504 황정민 소유 '강남 건물' 두 채 190억대…7년 만에 80억 뛰었다 랭크뉴스 2024.04.18
5503 그리스 '고물가 대책·임금인상' 총파업…대중교통 마비 랭크뉴스 2024.04.18
5502 러 "美 중거리 미사일 배치하면 우리도 배치 유예 종료" 랭크뉴스 2024.04.18
5501 대통령실 "박영선·양정철 인선 검토된 바 없어"…공식 입장에도 혼선 랭크뉴스 2024.04.18
5500 중국 갑옷 입고 일본도 찬 이순신 장군?…황당한 英 '도박 게임' 논란 랭크뉴스 2024.04.18
5499 여 원로들, 총선 참패에 대통령 ‘불통’ 지적…“이재명 만나야” 랭크뉴스 2024.04.18
5498 백악관 “며칠 내 이란 제재”…이스라엘 ‘달래기’ 랭크뉴스 2024.04.18
5497 부산·울산까지 흔들렸다…日오이타현 6.4 지진, 쓰나미 위험은 랭크뉴스 2024.04.18
5496 "마구잡이 신병 투입... 우크라전서 러시아군 5만 명 사망" 랭크뉴스 2024.04.18
5495 유엔 “이스라엘, 인권침해 조사 방해 말고 협조해야” 랭크뉴스 2024.04.18
5494 이스라엘, 대이란 ‘즉각 대응’ 선 못 넘는 이유 랭크뉴스 2024.04.18
5493 [사설] ‘사회적 협의체’마저 거부하는 의협, 대화하지 말자는 건가 랭크뉴스 2024.04.18
5492 일본 오이타시 동쪽 74km 해역 규모 6.4 지진…국내 남해안 일부 지역 감지 랭크뉴스 2024.04.18
5491 "1년치 비가 하루에"…역대급 폭우에 물에 잠긴 '이 나라' 어디? 랭크뉴스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