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이영훈 담임목사 면담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의료계와 정부 갈등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계와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사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총선 이후 교수·전공의·의대생이 참여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예고한 것을 두고 내부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차기 의협 회장이 “비대위 운영 방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고, 전공의 대표는 “합동 기자회견에 합의한 적 없다”고 부정했다.

8일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대의원회 의장과 비대위원장에게 “임현택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달 26일 의협 차기 회장으로 뽑힌 임 당선인은 다음달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임 당선인 취임 전까지 의대 증원 현안 대응은 이달 28일까지 활동 예정인 비대위(김택우 위원장)가 맡고 있다. 임 당선인 측은 현재 비대위의 운영 방식이 “당선인의 뜻과 배치된다”고 말한다. 임 당선인은 의대 증원이 아닌 오히려 500~1000명 감원이 필요하고, 정부와 대화를 시작하려면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등의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강경파다.



차기 의협회장 “비대위 운영, 내 뜻과 배치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 시작에 앞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수위는 공문에서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당선인의 뜻과 배치되는 의사결정과 대외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졌고, 이로 인한 극심한 내외의 혼선이 발생했다”며 “혼선을 정리하고 다원화된 창구를 의협으로 단일화해 조직을 재정비하라는 게 14만 의사회원과 의대생들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래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결의대로 임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의 책임을 맡으려 한다”고 했다.

임 당선인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원래 회장 당선인이 나오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대의원회 운영위가 결정을 했었는데, 김택우 비대위원장이 본인이 계속 맡겠다는 의사를 밝혀서 그렇게 하도록 한 것”이라며 “그런데 내 의견은 하나도 물어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비대위가 ‘증원을 1년 유예해달라’고 복지부에 제안했다는데, 나는 그것에 동의한 적이 없다. (비대위가) 내게 의견을 물어본 적도 없다”며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내일이라도 물러나고, 비대위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7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혼자 독단적으로 거기에 갔다 와서는 안 됐다”며 “의대 증원이나 필수의료 정책이 대전협만의 일이 아니고 나를 포함해 여러 사람이 고발도 당한 상황인데, 그렇게 일방적으로 혼자 다녀오고 끝내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임 당선인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내부의 적이 나를 힘들게 한다” 등의 문구를 올리며 윤 대통령과 대화에 응한 박 위원장을 저격한 바 있다. 전날(7일) 의협 비대위 회의에도 현장 참석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접속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경파’ 득세하나…“합의 시도 막아”
내부 갈등이 분출되면서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형성되던 의료계 단일대오의 향방도 불투명해지는 모습이다. 앞서 의협 비대위가 구상하는 합동 기자회견에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물론 그동안 2개로 나뉘었던 교수 단체(전국의대교수협의회, 전국의대교수비대위)도 모두 참여키로 한 상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도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대표성 있는 협의체 구성에 진일보한 형태로 평가할 수 있겠다”며 “정부와도 생산적인 토론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는 비대위를 불신하며 임현택 당선인을 지지하는 강경파들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 작성자는 “의협 비대위가 정부와 정원 규모를 조금 줄여서 합의하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며 “임 회장 취임 전 정부와 합의하고 끝내려는 시도가 있다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들의 참여도 불투명하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선생님,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 김창수 선생님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만, 합동 브리핑 진행 합의한 적은 없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507 "가해자 누나는 현직 배우"…'부산 20대女 추락사' 유족의 폭로 랭크뉴스 2024.04.18
5506 천하람 “AV행사 뭐가 문제냐”… 압구정 학부모들 ‘발칵’ 랭크뉴스 2024.04.18
5505 일본 규슈-시코쿠 해협서 규모 6.4 지진…“쓰나미 우려 없어” 랭크뉴스 2024.04.18
5504 황정민 소유 '강남 건물' 두 채 190억대…7년 만에 80억 뛰었다 랭크뉴스 2024.04.18
5503 그리스 '고물가 대책·임금인상' 총파업…대중교통 마비 랭크뉴스 2024.04.18
5502 러 "美 중거리 미사일 배치하면 우리도 배치 유예 종료" 랭크뉴스 2024.04.18
5501 대통령실 "박영선·양정철 인선 검토된 바 없어"…공식 입장에도 혼선 랭크뉴스 2024.04.18
5500 중국 갑옷 입고 일본도 찬 이순신 장군?…황당한 英 '도박 게임' 논란 랭크뉴스 2024.04.18
5499 여 원로들, 총선 참패에 대통령 ‘불통’ 지적…“이재명 만나야” 랭크뉴스 2024.04.18
5498 백악관 “며칠 내 이란 제재”…이스라엘 ‘달래기’ 랭크뉴스 2024.04.18
5497 부산·울산까지 흔들렸다…日오이타현 6.4 지진, 쓰나미 위험은 랭크뉴스 2024.04.18
5496 "마구잡이 신병 투입... 우크라전서 러시아군 5만 명 사망" 랭크뉴스 2024.04.18
5495 유엔 “이스라엘, 인권침해 조사 방해 말고 협조해야” 랭크뉴스 2024.04.18
5494 이스라엘, 대이란 ‘즉각 대응’ 선 못 넘는 이유 랭크뉴스 2024.04.18
5493 [사설] ‘사회적 협의체’마저 거부하는 의협, 대화하지 말자는 건가 랭크뉴스 2024.04.18
5492 일본 오이타시 동쪽 74km 해역 규모 6.4 지진…국내 남해안 일부 지역 감지 랭크뉴스 2024.04.18
5491 "1년치 비가 하루에"…역대급 폭우에 물에 잠긴 '이 나라' 어디? 랭크뉴스 2024.04.18
5490 [사설] 韓, 2년째 美에 성장률 역전…노동개혁 없이는 저성장 못 피한다 랭크뉴스 2024.04.18
5489 4년전 참패원인 진단하고도 다짐만 했지 바뀐게 없었다 랭크뉴스 2024.04.18
5488 호텔 결혼식 ‘축의금’ 더 내야 해?…1만명한테 물어봤다 랭크뉴스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