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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페이스메이커에 그칠 줄 알았는데, 게임체인저가 됐다.”

7일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창당 한달여를 맞은 조국혁신당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2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현실 정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힐 때만 해도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선 그의 정치 참여가 4·10 총선의 ‘작은 변수’ 중 하나에 그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와 가까운 문재인 정부 인사들조차 “정치를 한다는데 말리기도 어렵고 난감하다”고 반응할 정도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조국혁신당은 출범 이후 맹렬한 속도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범야권 전체의 판을 확장하는 동시에, 느슨해진 정권심판론을 견인하는 ‘끌배’ 구실을 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공천 파동’의 한복판을 지나던 지난달 3일 창당해, 창당과 동시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2등 자리를 꿰찼다. 비주류 의원 일부가 공천배제에 항의해 탈당하는 등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출렁이던 시기, “3년은 너무 길다”를 구호로 정권 심판에 나서 뒤숭숭한 야권 지지층을 단숨에 흡수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공천 파동 책임론으로 몸을 낮춘 동안, 조국혁신당은 ‘고발사주 의혹’ 등을 내용으로 한 ‘한동훈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공약하는 등으로 주춤한 정권심판론을 견인했다. 조국혁신당 핵심관계자는 “죽어가던 정권심판론을 살려 불을 붙여놨다”고 자평했다.

조국혁신당은 특히 ‘선명한 정권심판’을 내걸면서, 심판 정서를 지닌 야권 유권자들에게 유력한 선택지가 됐다. 이에 따라 총선에서 정권심판론과 야권 전체의 파이를 동시에 키웠다는 게 중론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녹색정의당도 쪼그라든 상황에서 ‘진보 진영이 결집됐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민주당은 지지하지만 이재명 대표에게 비판적인 야권 지지층이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지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도는 그 일주일 전 조사(33%)보다 4%포인트 떨어진 29%, 국민의힘은 34%에서 3%포인트 올라간 37%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에 12%의 지지를 얻은 조국혁신당을 더하면, 두 야당의 지지도는 41%로 올라간다. 35% 박스권에 갇혀 있던 야권의 전체 규모가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줄곧 25%(2월3주차) 안팎이었던 무당층 규모도 17%까지 줄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정오께 울산대학교 앞 바보사거리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의 거침없는 심판 기조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커지는 효과도 낸 것으로 평가된다. 소수 야당을 이끄는 조 대표가 한동훈 특검법을 약속하거나 “김건희씨가 소환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자칫 중도층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발언에 앞장서면서, 되레 정부·여당을 향한 이재명 대표의 공세적 발언들은 온건하게 비친다는 것이다. 통상 제2의 야당이 등장하면 야권 분열을 낳게 마련이지만, 조국혁신당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를 외친 탓에 ‘심판 연대’가 강화되는 효과로 이어졌다. 민주당 쪽에서도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상 50%, 높을 땐 60%선을 오간 이 대표의 비호감도가 조국혁신당 등장 뒤 35% 수준으로 꺾였다.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국혁신당은 이같은 ‘역할분담론’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관건은 지지율이 투표 당일 구체적인 투표행위로 연결되느냐에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5~6일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하자, 내심 선거 결과를 낙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민주 진보세력에 투표하지 않은 분들도 우리 당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대구·경북 등에선 ‘지역구는 국민의힘,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어, 놀랄 만한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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