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피격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 김해봄씨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으로 희생된 고(故) 김태석 원사의 막내딸 김해봄씨가 편지를 낭독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회자되며 조회수 1000만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정부에서 만든 영상이 조회수 1000만회에 육박하는 건 이례적이다.
7일 국가보훈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현장 영상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조회수 998만2000회를 넘겼다.
영상에서 김씨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김씨는 “아빠, 벌써 봄이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어. 올해 2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들이 아빠와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데 아빠 생각이 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토록 빛나는 3월의 봄, 해가 빛나는 봄이라는 뜻을 가진 아빠 막내딸 해봄이는 다른 새내기들처럼 가슴 설레고 마음 따뜻해야 하는데 괜히 조금 슬퍼지네”라며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 테니 나를 꼭 지켜봐 줘. 꽃이 많이 핀 날 아빠의 빛나는 봄, 햇살 같은 내가 꼭 소식처럼 찾아갈게”라고 말했다.
그는 “고마워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마. 항상 지켜보고 응원해줘. 아빠가 내게 아주 커다란 힘이라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 사랑해요 아빠”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해당 영상에는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대한민국을 지켜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귀한 희생을 절대 잊지 말자”, “아버님의 용기와 희생에 감사드린다” 등의 글을 달았다. 당시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김씨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윤 대통령은 김씨를 만나 “아버님께서 너무 예쁜 딸들을 두셨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2함대 소속의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침몰한 사건이다. 당시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다. 당시 37세였던 김태석 원사는 천안함 폭침 12일 만에 함미 절단면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