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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태석 원사 딸 해봄 씨 편지 낭독 영상
국가보훈부 인스타그램 1000만뷰 눈앞
정부 기관 SNS 조회수 1000만뷰는 처음
2030 주로 사용 인스타그램 추모·응원 댓글
"햇살같은 내가 꼭 소식처럼 찾아갈게"
국가보훈부

22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피격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 김해봄 씨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서울경제]

“아빠 벌써 봄이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어. 올해 2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들이 아빠와 같이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데 아빠 생각이 나더라.”

“고마워, 아빠.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아빠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해주어서. 이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 테니 날 꼭 지켜봐 줘.”

천안함 피격으로 서해의 별이 된 고(故) 김태석 원사의 막내딸 김해봄씨의 편지 낭독 영상이 정부 기관 SNS 최초로 조회 수 1000만 회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김 원사에 대한 추모와 응원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7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릴스에 올라온 김 씨의 영상은 오후 2시 30분 현재 조회 수 998만 872회를 기록 중이다. 정부기관에서 만든 SNS 영상 중 역대 최고 조회 수다.

김 씨는 지난 달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9 서해 수호의 날’에서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자랑스러운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추억한 바 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김 씨는 “이토록 빛나는 3월의 봄 아빠의 막내딸 해봄이는 다른 새내기들처럼 가슴 설레고 마음 따뜻해야 하는데 왠지 무겁고 괜히 조금 슬퍼지네”라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김 씨는 편지에서 아버지에게 “관객들 앞에서 멋진 춤을 추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잘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잘 해낼 거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마. 항상 꼭 지켜보고 꼭 응원해 줘. 아빠가 내게 아주 커다란 힘이라는 거 꼭 알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빠의 젊고 멋진 인생 닮은 자랑스러운 아빠의 막내딸이 춤추듯 고백할게”라며 “사랑해요, 아빠”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해봄 씨를 만나 “아버님께서 너무 예쁜 딸들을 두셨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해당 영상은 2030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한 점이 특징이다. 20대인 김 씨가 SNS 주 이용계층인 또래에게 큰 공감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해당 영상에는 25만 9513개의 ‘좋아요’를 기록 중이다. 보훈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 외 2030세대도 다수 눈에 띄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피격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 김해봄 씨의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김 씨와 비슷한 나이 대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세월호는 그렇게 기억하고 추모하면서 정작 나라지키다 순직하신 분들은 잊혀져 가는 게 너무 슬프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댓글을 남겼다. 개그맨 김원효 씨도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썼다.

한편 천안함 피격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제2함대사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공격으로 침몰해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된 사건이다.

당시 37세였던 김태석 원사는 천안함 피격 12일 만에 함미 절단면에서 발견됐다. 김태석 원사는 해나와 해강, 해봄 세 딸을 두고 있었는데 이날 편지를 낭독한 막내딸 해봄 씨는 당시 5세였고 올해 대학생이 됐다.

다음은 ‘해가 빛나는 봄에’ 편지 전문.


< 아빠, 벌써 봄이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어. 올해 2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들이 아빠와 같이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데, 아빠 생각이 나더라고. 이토록 빛나는 3월의 봄. 해가 빛나는 봄이라는 뜻을 가진 아빠의 막내딸 해봄이는 다른 새내기들처럼 가슴 설레고 마음 따뜻해야 하는데 왠지 무겁고 괜히 조금 슬퍼지네. 지난번 아빠 계신 현충원에서 알려는 드렸지만 해나 언니는 아빠처럼 해군이 되겠다고 군사학과로 진학했고 해강 언니는 벌써 대학교 3학년이야. 물론 나도 대학생이 되었고. 그런데 아빠, 내 꿈은 많은 관객들 앞에서 멋진 춤을 추는 건데, 춤을 출 때면 너무 행복해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해. 내가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춤추는 것을 나중에 누가 기억해 줄까? 내가 또 만일 어른이 되고 이날을 기억했을 때 어떤 마음일까, 하고.

이 사진 기억하지. 6살 흐릿한 기억 속 아빠는 사진 속 기억처럼 나를 미소 짓게 해. 예쁜 척하고 있는 언니들을 앞세우고 엄마와 나란히 선 아빠의 옅은 미소, 그날 내가 그린 브이처럼 아빠도 행복한 날이었겠지. 고마워, 아빠.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아빠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해주어서. 이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 테니 날 꼭 지켜봐 줘. 꽃이 많이 핀 날, 아빠의 빛나는 봄, 햇살 같은 내가 꼭 소식처럼 찾아갈게. 아빠의 젊고 멋진 인생 닮은 자랑스러운 아빠의 막내딸이 춤추듯 고백할게. 잘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잘 해낼 거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마. 항상 꼭 지켜보고 꼭 응원해 줘. 아빠가 내게 아주 커다란 힘이라는 거 꼭 알았으면 좋겠어. 아빠. 사랑해요, 아빠. 아빠의 막내딸 김해봄 드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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