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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버려진 쓰레기 모습. 백재연 기자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려는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과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이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 버스정류장 뒤편에 있는 특고압 전력설비 위에는 음료가 남아있는 일회용 컵과 맥주 캔, 먹다 만 버터구이 옥수수, 과자봉지 등이 쌓여가고 있었다.

감전 위험이 있으니 설비 위로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있었지만, 쓰레기는 전력설비 위를 가득 채워 빈 곳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버려진 쓰레기 모습. 고압 전력설비 위에 쓰레기가 가득 놓여있다. 백재연 기자

벚꽃이 만개한 여의도 한강공원이 올해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한강공원을 점령한 불법 노점상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매년 벚꽃축제 때마다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만, 개선 여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적은 일조량으로 벚꽃이 늦게 피면서 지난달 29일부터 개최된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는 8일까지로 연장됐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버려진 쓰레기 모습. 백재연 기자

이날 오후 10시가 되자 한강공원에서 나들이를 즐기던 시민들이 하나둘 자리를 정리하고 떠나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떠날수록 쓰레기도 쌓여갔다. 한강공원 중앙에는 가로 약 3m, 세로 약 1.8m 크기의 대형 쓰레기통이 6개 이상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쓰레기양은 대형 쓰레기통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넘쳐났다.

대형 쓰레기통을 이미 가득 채운 쓰레기들은 그 주변으로 쌓이기 시작했다. 해당 쓰레기통 주변에 다가가자 술 냄새와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함께 섞여 진동하고 있었다. 쓰레기통 주변으로 다가가기만 해도 코를 찌르는 악취에 미간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버려진 쓰레기 모습. 백재연 기자

음식물만 버리게 돼 있는 음식물 쓰레기통에는 일회용 용기가 가득 들어차 뚜껑조차 닫히지 않았다. 다 먹은 회오리 감자 꼬챙이, 물티슈와 타꼬야끼를 담았던 종이 포장지, 떡볶이를 담았던 플라스틱 용기 등이 회색 음식물 쓰레기통에 그대로 처박혀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통에 쓰여 있는 ‘음식물류폐기물 전용수거용기’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였다.

이날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 벚꽃을 보러 왔다는 정모(21)씨는 음식물 쓰레기통에 먹다 남은 치킨과 떡볶이를 버리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정씨는 “음식물은 따로 버리려고 했는데 그냥 봉지에 한 데 담아서 버려야 할 것 같다”며 “이용하는 시민 수에 비해 쓰레기통이 턱없이 작은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의 불법노점상들이 한강을 사유지처럼 쓰고 있는 모습. 백재연 기자

불법 노점상 문제도 여전했다. 서울시는 쓰레기 무단 투기를 줄이기 위해 불법 노점상이 판매하는 거리 음식을 먹지 말자는 경고문까지 설치했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았다.

노점상들은 한강을 마치 사유지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를 중심으로 좌우로 약 40여 개의 불법 노점상들이 한강에 LPG 가스통부터 각종 식자재를 늘어놓은 채로 운영하고 있었다. 탕후루, 타꼬야끼, 돼지목살, 닭꼬치, 떡볶이, 핫도그, 튀김 등 음식 종류만 수십 가지였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에서 한 불법노점상이 운영하고 있는 모습. LPG가스통이 화기 바로 옆에 놓여있다. 백재연 기자

음식을 조리하는 화기 바로 옆에 액화석유가스(LPG) 가스통을 두고 운영하는 불법 노점상도 다수였다. 이날 한강공원에서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리는 윤중로 사이에 자리를 잡은 불법 노점상은 LPG 가스통 바로 옆에서 맥반석 오징어와 닭꼬치 등을 팔고 있었다. 해당 노점상에서 닭꼬치를 먹고 나오던 한 시민은 “큰 문제가 없으니 옆에 놔두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바가지요금 논란도 여전했다. 불법 노점상들은 맥반석 오징어를 1만원, 닭꼬치와 소시지를 5000원 선에 팔고 있었다. 아내와 함께 벚꽃을 보기 위해 경기 고양시에서 방문했다는 조모(53)씨는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고 해도 오징어 한 마리를 만원에 파는 건 적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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