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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행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지난 2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전공의들과 긴급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회동에서 입장 차만 확인하고 끝난 가운데 서울대 의대 교수가 "아들이 일진에 맞고 왔는데 애미애비(어미·아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를 만나서 담판 지어야 한다"고 했다. 의사 단체와 의대 교수들이 결속력을 다지고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비대위 자문위원(전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집 아들이 일진에 엄청나게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다"며 "애미애비(어미·아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를 만나서 담판 지어야 한다"고 했다. 의대교수들이 정부 측과 만나 전공의들이 요구해온 7대 사항을 단일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정 자문위원은 "F 주든 말든 내 새끼 자르든 말든 교수가 할 일이지 박민수가 할 말은 아니다. 교수님들, 우리 단합해서 같이 우리 학생, 전공의 지켜내자"며 "전의교협 비대위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교수들 조직만이라도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허대석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일반 사회에서 20대 아들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조폭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귀가했는데, 사건의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누가 나가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적절할까?"라면서 "대부분은 부모처럼 책임 있는 보호자가 나서서 상대를 만나고 일을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피해 당사자인 전공의나 학생 대표에게 정부 대표와 만나서 협상으로 출구 전략을 마련해 오라며 바라보고만 있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도 강조했다.

허 교수는 "(의대 증원은)미래의 의료 정책과 관련된 사안으로, 대한의사협회가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대학 및 병원에서 일하며 의대생과 전공의의 의학교육을 실질적으로 맡은 교수들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의사단체·교수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필요시 절충안도 마련해주는 중재자의 역할까지 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 간 만남에도 서로 간의 의견 차이만 확인한 채 의정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지난 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사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회동 이후 의사 단체와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결속력을 다지고 정부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윤 대통령 면담 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며 의대증원 규모 등 핵심쟁점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음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근무하는 전국 수련병원들은 지난 2일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인턴 등록을 마친 가운데 올해 인턴 대상자 3068명 중 131명(4.3%)에 불과했다. 의사 양성 시스템에 따르면 전공의 과정인 인턴(1년)·레지던트(3~4년)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딴 후 전임의가 된다. 인턴 부족 현상이 향후 레지던트, 전문의 부족으로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는 전체의 90% 이상인 1만여 명에 달한다. 전공의들은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 달 이상 수련 공백이 발생하면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한다.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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