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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눈물의 여왕서 CAR-T 언급
질환은 난치성 암 교모세포종
3세대 면역항암제 CAR-T 등 드라마 속 신약기술
독일 아닌 미 펜실베이니아대서 환자 6명 임상

눈물의여왕 포스터/tvN제공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국내 의료계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드라마는 주인공이자 뇌종양에 걸린 재벌가 장녀인 홍해인(김지원)이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다양한 신약으로 암을 치료한다는 설정이 나온다.

주인공은 국내 의료진이 치료를 포기하자 인터넷을 수소문해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T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 독일의 한 암센터를 찾아가 천문학적인 연구 기금을 내는 조건으로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주인공의 백혈구 수치가 낮아 치료를 거절 당하는 것으로 전개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인 ‘CAR-T’가 대중 매체를 통해 언급된 것만으로도 반기고 있다. 물론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현실과는 동떨어진 허구라고 평가도 나온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CAR-T치료는 환자의 면역 체계가 암과 싸워서 이기도록 세포를 재설계하는 것이 핵심인 기술이다. 면역세포인 T세포(신체 내 질병rhk 감염을 찾아 싸우는 백혈구)를 환자 몸에서 추출한 후 암세포를 쉽게 인식할 수 있게 재설계한 후, 환자 몸에 다시 집어넣어 암세포를 공격한다.

하지만 이 치료제는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을 제외한 고형암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관계자들은 “악성 뇌종양에 CAR-T 치료를 하다니, 드라마는 역시 드라마”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에선 독일의 암센터에서 두개골을 열어 CAR-T를 직접 뇌에 주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장면이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혈액암 환자에게 쓰이는 CAR-T 세포치료제는 정맥주사를 통해 주입하기 때문이다. 스위스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가 대표적인 CAR-T 치료제인데 이 약의 투약방식이 정맥주사다.

베이지색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가 백혈병 세포를 공격하고 있다./사이언스 캡처

드라마에서 주치의가 홍해인에게 “일반 종양과 형태부터 다르다. 안개처럼 종양세포가 퍼져 있고, 약물 치료는 의미없고 수술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설명한다. 주치의는 홍해인의 병명을 ‘클라우드 세포종’이라고 말했지만, 뇌종양 수술 권위자인 김동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교모세포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세포종이라는 병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교모세포종은 뇌 조직 전반에 걸쳐있는 신경교세포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암세포가 퍼지면 뇌압을 급속히 상승시켜 두통·구토·경련 등 증상을 일으키는데, 수술 및 항암 방사선 표준치료를 하더라도 평균 생존 기간이 12~18개월에 불과하고 재발률도 높다. 김 교수는 “CAR-T로 치료가 되는 백혈병이나 유방암은 순한 암이라면, 교모세포종은 암 중에서도 가장 악독한 놈으로 통한다”라고 설명했다.

혈액암이나 유방암은 암세포의 단백질이 단일해서 표적해서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교모세포종은 그렇지 않다보니 이렇다 할 표적항암제도 개발되지 않았다. 뇌종양은 항암제로는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우리 뇌 혈관은 뇌를 보호하기 위해, 뇌혈관장벽(BBB)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어서, 이 장벽을 뚫고 약물을 뇌 안으로 전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뇌종양은 암세포를 제거하는 외과 수술이 우선시 된다. 하지만 수술도 쉽지 않다. 김 교수는 “독성이 강한 항암제를 쓰고, 외과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하고, 방사선 치료를 해도 재발하기 일쑤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홍해인이 신약 임상에 참여하려고 독일로 가는 설정에 대해서도 “어색하다”며 “뇌종양 임상에서는 한국의 의료진이 세계 최정상급”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난치성 뇌암을 CAR-T 로 치료하려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네이처메디신에는 교모세포종에 CAR-T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됐다. 미국 펜실베니아의대 의대 연구진은 교모세포종 60%에서 발현되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과 인터루킨-13수용체(IL13Rα2)를 이중으로 표적하는 CAR-T세포를 설계했다. 연구진은 치료제가 뇌 종양에 직접 도달할 수 있도록 뇌척수액 주사를 통해 척수강으로 투입했다.

CAR-T치료제 투여하고 24~48시간 후에 지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결과, 6명의 환자 모두에서 종양 크기가 줄어들었다. 문제는 신경 독성이다. 뇌종양 환자를 치료할 때 가장 큰 변수는 뉴런이라고 불리는 정상 뇌 세포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암세포를 없애는 것이다. 연구진은 환자 6명 모두 뇌 세포를 파괴하는 신경 독성이 상당했지만, 관리 가능했다고 보고 했다.

참고자료

DOI: Nat Med (2024). https://doi.org/10.1038/s41591-024-02893-z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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