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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통계청 ‘3월 물가동향’···2개월 연속 3.1%
계약재배 물량 확대 등 내놨지만 농산물 수급불안 당분간 지속
석유류 가격도 감산·중동發 악재에 국제유가 불확실성 커져 불안
노사 고물가에 최저임금 서로 양보해야···물가 상승 압력 최소화
서울시가 '농산물 착한 가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근 가격이 급등한 대파 총 20t을 할인된 가격에 공급한다. 사진은 3월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대파를 고르는 시민. 연합뉴스

[서울경제]

생활필수품부터 외식비까지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생활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체감 물가 수준이 낮지 않은 만큼 2%대 물가에 빠르게 안착하도록 총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번달에도 농축산물 할인지원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정부가 직수입하는 과일 물량도 상반기에 5만t 이상으로 확대합니다.

실제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였던 물가 상승률은 올 1월 2.8%로 낮아졌다가 2월 3.1%로 올라선 뒤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 동향이 발표된 당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세계 주요국 물가 흐름을 보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마지막 단계에서 굴곡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3월 물가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 기상여건 악화 등 공급 측 요인들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었으나, 모든 경제주체들의 동참과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물가 상승의 고삐는 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최 부총리는 “4월부터는 기상여건이 개선되고 정책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물가의 정점을 찍었다는 정부 분석과 자신감은 해외 투자기관(IB)이나 거시전문가들도 공통된 인식입니다. 그 분석이 맞길 바라는 게 국민 마음일 겁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그런데도 언론보도나 국민 체감도는 여전히 물가에 불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외식물가상승률은 소비자물가상승률 보다 0.3%포인트 높은 3.4%였습니다. 서민들의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외식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높다보니 정점이라는 정부 설명에 쉽게 동의가 안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빔밥이 5.7%로 가장 높았고, 떡볶이가 5.3%, 김밥(5.3%), 냉면(5.2%), 구내식당 식사비(5.1%), 햄버거(5%) 등의 순서였습니다. 외식물가 품목 39종 중 가격이 내린 건 단 한 종도 없어씁니다. 외식 물가가 전체 물가 평균을 웃도는 현상은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된 2021년 6월부터 34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식물가 상승률 3.4%…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0.3%p↑



농산물 가격도 서민 장바구니를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0.5% 급등했습니다. 전월(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 상승폭인데, 여전히 사과값이 내릴 기미가 안보입니다. 사과는 전년 동월 대비 88.2% 올라 전월(71.0%)보다 상승폭을 더 키웠습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폭입니다. 배도 87.8% 올라 조사를 시작한 1975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귤 68.4%, 복숭아 64.7%, 감 54.0% 등 과일을 장바구니에 담기 겁이 날 만큼 농산물 가격이 큰 폭의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의 설명대로 기상여건이 개선되고 전폭적인 정책의 효과로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과 외식물가가 안정을 찾는다면 물가가 안정될 수 있을까요. 불행하게도 이번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물가를 흔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등 불확실성은 계속 확대대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5일 원·달러 환율은 1352.8원으로 거래를 마쳐 올해 첫 거래일(1300.4원) 대비 50원 이상 상승했습니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다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4월 총선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의 버스, 택시, 지하철 요금을 비롯해 수도, 가스 요금 인상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예고돼 공공요금발 물가상승 압력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야채 매장에서 파 등 야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자 실질 임금 2연 연속 후퇴…勞, 최저임금 대폭 인상 요구

경영계, 고물가에 원자재·인건비 경영악화…최저임금 자제 필요



상황이 이렇자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2년 연속 후퇴했습니다. 물가 수준을 반영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5만 4000원으로 전년도 359만 2000원 대비 1.1%인 3만 8000원이 감소했습니다. 2022년 실질임금도 2021년 368만 9000원에 비해 0.2% 감소한 바 있습니다. 2022년 연간 실질임금이 감소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더구나 2년 연속 감소도 처음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선임을 시작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둔 노사정 간 신경전이 달궈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노동계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최저인금 인상을 요구할 태세입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2.5%)를 반영한 최저임금만도 1만106원이 됩니다. 앞서 한국노총은 올해 소속 노조의 임단협 가이드라인으로 8.3% 인상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경제계도 고물가를 이유로 인상 자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원자재·인건비 등 경영 여건 악화로 인해 임금 수준을 높일 수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노동계-경영계 고물가로 힘겨운 시기

물가 상승 압력 최소화 공감대 필요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고물가로 인해 힘겨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농산물 가격이 안정화 되더라도 국제유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 다 같이 힘들다는 공감대를 통해 물가자극 없는 최저임금 적정선을 찾아 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쏙쏙통계’는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의 ‘속’ 사정과 숫자 너머의 이야기를 ‘쏙쏙’ 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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