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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삭제 메시지 포렌식 기법 연구
"철회 의사" 법정 다툼도 시뮬레이션해
포렌식 수사관 '3명'... 기술 고도화 노력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메시지를 보낸 뒤 일정 시간 내 삭제하면 표시되는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문구의 말풍선. 카카오톡 화면 캡쳐


"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

월간 이용자수가 4,800만 명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문구다. 말 실수를 줄이는 효과적 기능이지만, 지워진 문구가 범죄를 모의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일 수도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삭제 전 메신저 메시지를 복구해 재판에 증거로 쓸 수 있을지 검토하고 나섰다.

5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공수처 수사과는 2일 '디지털포렌식 학술연구서 발간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연구주제는 메신저 데이터(아티팩트)의 증거능력 확보를 위한 모바일 포렌식 기법이다. 아티팩트란 PC나 스마트폰 등의 운영체제(iOS, 안드로이드) 및 애플리케이션(앱)을 작동했을 때 시스템에 자동으로 남는 흔적이다. 이번 연구에선 특히 카카오톡의 삭제 메시지를 복구해 포렌식하는 기법과 향후 증거능력을 확보할 방안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카카오톡은 2018년 9월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했다. 전송 후 5분 안에 대화 상대방의 확인 여부와 관계 없이 메시지를 지울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포렌식 기술 측면에서 지워진 글은 이용자 눈에만 안 보이는 것일 뿐, 기계와 서버 기록에는 그대로 남아있다. 앱의 모든 활동을 기록하는 아티팩트 때문이다.

다만 수사기관이 '삭제 시도 메시지'를 추적하려면 맞춤식 분석을 해야 한다. 앱이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될 경우 본래 메시지를 찾을 코드 역시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공수처는 최신 버전에 맞춰 삭제 시도 메시지를 식별하는 기술을 연구할 것을 주문했다. 범행을 모의·실행하거나 증거인멸 등을 교사할 때 남겨진 흔적을 찾으려는 목적이다.

물론 공수처나 검찰 등 수사기관이 현재 갖고 있는 포렌식 장비로도 삭제된 메시지를 복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메시지를 정밀하게 되살리고,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이런 부분을 검토한 연구는 아직 없었다. 공수처 관계자는 "법정에서 삭제된 메시지를 복원했을 때 증거 사용 여부를 법리적으로 모의실험 해보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해당 메시지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 측이 "금방 철회한 의사표현"이라고 주장하면, 실체적 사실관계를 두고 다툴 여지가 큰 탓이다.

공수처가 연구용역을 발주한 건 고질적 인력 부족 문제에서 비롯됐다. 공수처 소속 포렌식 전담 수사관은 3명에 불과해 기존 업무를 하면서 기술 개발과 법리적 검토까지 하기가 불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포렌식 분야 학술연구를 매년 의뢰해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기로 했다"며 "연구 주제는 포렌식학회의 제안을 받아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첫 연구 주제는 디지털 포렌식 자료의 증거능력 다툼에 관한 판결 분석이었고 이 내용을 학술지 형태로 만들어 비공개 내부자료로 활용했다. '고발사주' 사건 등 포렌식 증거를 두고 법정에서 논쟁한것이 계기가 됐다.

다른 수사기관들도 빠르게 진화하는 앱과 메신저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범죄수사 기법 연구에 공들이고 있다. 수십 년 포렌식 경험을 지닌 검찰도 마찬가지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역시 디지털포렌식과 관련해 각종 앱과 운영체제의 아티팩트 분석 기술을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용역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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