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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주식매수청구권 만기
인수하려면 850억원 더 쏟아부어야
롯데, 현금 확보 매진… 미인수에 무게

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지분을 전량 인수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 기한 만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쇼핑의 현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데다 중고나라가 당초 기대와 달리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인수할 것이라면 지금쯤 논의가 시작돼야 하지만 전혀 거론되는 내용이 없다는 게 일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롯데쇼핑과 중고나라 CI. /각 사 제공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중고나라를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만기는 오는 6월 도래한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1년 중고나라 인수를 위해 유진유니콘 사모투자합작사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투자 후 3년이 되는 날까지 중고나라 지분 69.88%를 추가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설정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확대를 위해 중고나라를 사들였다. 중고거래 시장이 20조원 규모로 성장하자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기대한 것이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통 및 물류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단 계산도 깔려있었다.

실제로 중고나라는 외양만 보면 기업가치가 3조원 이상인 당근마켓과 한번 붙어볼만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회원 수도 똑같이 1000만명대이고, 점유율은 당근마켓에 밀리긴 하지만 그래도 후발주자로서 유의미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고나라는 개인 고객이 아닌 사업자가 많고, 신뢰도가 당근마켓에 크게 밀린다는 분석이 많다.

당근마켓은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매력도 높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이 전년대비 156% 늘어난 1276억원,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173억원으로 집계됐다. 광고 매출로만 2015년 창립 이래 처음 흑자를 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반면 중고나라는 2022년 기준 매출은 101억원, 영업손실 94억540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콜옵션 행사에는 85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롯데쇼핑과 함께 중고나라 지분 93.75%를 인수한 다른 투자자는 유진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오퍼스PE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총 1150억원을 지불했다. 단순 계산 시 지분 69.88%에는 857억원이 든다.

롯데쇼핑의 곳간 사정이 악화하는 점이 부담이다. 롯데쇼핑의 현금성 자산은 2021년 2조3988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1조5897억원으로 33.7%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3357억원에서 2조4088억원으로 80.3% 급증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 규모는 1조6400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자산으론 분당 물류센터와 안산 공장, 청주 영플라자, 롯데시네마 홍대점·합정점 일부 등 8곳이 대상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롯데마트 고양 중산점, 롯데마트 양주점, 롯데슈퍼 봉선점을 포함해 총 10곳이다. 최근 600억원의 채권 발행 계획을 공시하기도 했다.

투자를 주도했던 인물이 떠났다는 점도 콜옵션 미행사에 무게를 싣는다. 롯데쇼핑의 중고나라 투자는 강희태 전 롯데쇼핑 부회장 시절 진행됐는데, 현재 김상현 부회장으로 수장이 바뀌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말 부임한 롯데쇼핑의 첫 외부인사로 아직 한 건의 인수·합병(M&A)도 진행하지 않았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홈플러스를 경영한 경험이 있는 만큼 비용 관리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며 “인수 가격 등 비용적인 부분 역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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