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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6개월... 이스라엘군 포위 공격에 ‘기아’ 위기
“영양실조로 뇌·신체 발달 못 해 면역체계 약해져”
“이, 의료체계 조직적 파괴… 슬로모션의 대학살”
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보건소에서 영양실조로 치료를 받고 있는 한 어린이가 엄마의 품에 안겨 있다. 라파=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7일(현지시간)로 6개월을 맞게 되는 가운데, 가자지구의 보건·의료 위기가 ‘절대적 재앙’ 수준에 이르렀다. 극단적 굶주림에 처한 어린이들은 생존한다 해도 평생 동안 건강 문제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지역 의료 체계는 이스라엘군의 ‘조직적 파괴 행위’로 완전히 붕괴됐다. 당장 공습이나 포격이 멈춘다 해도, 결과론적 의미에서 ‘대학살’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출생 3개월 만에 몸무게 0.9㎏ 줄어든 아기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의사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끝없는 폭격과 영양실조, 전염병, 심리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살아남은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한평생 건강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가자지구 기아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반년간 이어져 온 이스라엘군의 포위 공격에 처한 가자지구는 현재 수십만 명이 굶주림을 겪고 있다.

영양실조는 두뇌와 신체의 완전한 발달 능력을 앗아가고, 면역 체계와 장기 등의 기능을 저해한다. 캐나다 토론토의 소아과병원 의사 줄피카르 분타는 “영양 섭취가 제대로 안 되면, 뇌의 성장이 멈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출생 당시 3.6㎏ 이상이었던 아기 아심 알나자르의 몸무게가 석 달여 만에 2.7㎏로 줄어든 것은 상징적 사례다. 가자지구 북부 카말아드완 병원 책임자인 후삼 아부 사피야는 WP 인터뷰에서 50명 안팎의 아이가 심각한 탈수, 영양실조로 치료받고 있다고 전한 뒤, “나를 비롯해 대부분 직원의 몸무게도 3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시파병원 주변 모습. AFP 연합뉴스


"개전 후 국제구호 활동가 200명 희생"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 결과, 개전 후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 합병증으로 숨진 어린이는 확인된 사례로만 최소 25명이다. 세계평화재단 사무국장인 알렉스 드발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WP에 “총격이나 폭격에 의한 살상이 멈춘다 해도, 죽음은 끝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며 “이러한 전쟁에서의 기아는 ‘슬로 모션(slow motion·느리게 진행되는)’의 학살”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오랜 전쟁으로 가자지구 의료 체계가 사실상 형해화된 상태여서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이날 “가자지구에서는 전 세계 어떤 병원도 감당할 수 없는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방식을 맹비난했다.

엠버 알라이얀 MSF 중동 담당 부국장은 “가자지구 의료 시스템은 전쟁 이전 불완전해도 (나름) 탄탄했고 개선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의도적·체계적 방식으로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전병원 1,000곳을 추가해도 전쟁 전 가자지구의 의료 체계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크리스토퍼 록이어 MSF 사무총장도 “가자 전쟁에서 지금까지 MSF 요원 5명을 포함, 약 200명의 국제구호단체 직원이 희생됐다”며 “이는 이스라엘군의 고의적 의도 또는 터무니없는 무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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