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유일 상급병원인 충북대병원이 전공의 집단 이탈로 외래 진료를 줄이기로 한 첫날인 5일. 이 병원 안과 외래에 정부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유인물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이 별 소득 없이 끝난 뒤에도 정부는 대화의 물꼬를 텄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냉랭한 분위기여서 사태 해결이 더욱 요원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한겨레에 “한번의 대화로 당장 문제가 해소될 거라고 기대하기보다 대화의 물꼬를 튼 데에 의미가 있다”며 “반박하기보다 각자 입장을 충분히 들었고,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도 입장을 모으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박 위원장이 주로 발언하고 윤 대통령은 질문하면서 추가로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와 전공의는 이제 막 대화의 물꼬를 텄다.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전날 만남에 대해 의료계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인 임현택 당선자는 “(박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만나러) 갈 때도 저한테 얘기하지 않았고, 다녀와서도 대화가 없었다. 제 도움은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박 위원장을) 앞으로 더 볼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다음 만남 성사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을 듯하다. 서로 간의 입장 차가 컸고, 인식 차이가 해소될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공의들 내부에서는 “독단적 행동”이라며 박 위원장의 탄핵을 언급하는 성명서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