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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日오염수 게시물로 분열 조장…당시 이재명 언행 증폭시켜"
"북한, 韓美와 그 동맹 표적 삼아…선거 방해도 시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정부와 연계된 사이버 행위자들이 올해 한국과 미국, 인도에서 치러지는 주요 선거와 관련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허위조작정보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경고했다.

중국 사이버 행위자들은 이미 연초 대만 총통 선거에서 AI를 활용한 허위 정보로 개입을 시도했고, 이에 앞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한국어 콘텐츠를 퍼뜨려 한국 내 분열을 조장했다고 MS는 분석했다.

이미지 생성 AI (PG)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한국·미국·인도 등 '주목받는 선거'에 개입 시도"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MS 위협분석센터(MTAC)는 '같은 표적, 새로운 전술: 동아시아 위협 행위자들이 독특한(unique) 방법을 사용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이들 국가의 선거와 관련해 자국에 유리한 내용의 AI 기반 콘텐츠를 만들고 퍼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MTAC는 "인도, 한국, 미국의 인구가 투표장으로 향하게 되면서 중국의 사이버 행위자들이, 일정 부분은 북한의 행위자들도, 이러한 선거를 표적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관심이 집중된 이들 선거에서 자국의 입장에 유리한 내용의 AI 콘텐츠를 만들고 증폭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MTAC는 "이러한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적지만 밈, 영상, 오디오를 증강하려는 중국의 실험은 계속 늘어날 것이며 어느 시점에서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단체 가운데 AI 콘텐츠를 가장 왕성하게 사용하는 행위자의 최근 활동 사례를 소개했다.

"오염수 게시물 수백개 올려 한국 내 분열조장…당시 이재명 언행 증폭시켜"
MTAC가 '스톰 1376'(Storm-1376)으로 이름 붙인 이 그룹은 175개 웹사이트에서 58개 언어로 활동하고 있는데 한국도 그 주요 '타깃' 중 하나였다.

MTAC는 스톰 1376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한국에서 벌어지는 반대 시위를 증폭시키는 현지화된 콘텐츠와 일본 정부에 비판적인 콘텐츠로 한국을 겨냥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활동에는 "카카오스토리, 티스토리, 벨로그(Velog) 같은 한국의 소셜 미디어 사이트를 포함한 여러 플랫폼과 웹사이트에 한국어 게시물 수백개를 올리는 것이 포함됐다"고 MTAC는 설명했다.

MTAC는 또 "스톰 1376은 이 표적화된 캠페인의 일환으로 2022년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증폭시켰다"며 "이 대표는 일본의 조치를 '오염수 테러'이며 '제2의 태평양 전쟁'에 버금간다고 비판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보고서에 게재한 밈 화면 아래에 "블로그 플랫폼 티스토리에 올라온 한국어 밈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분열을 조장했다"는 설명을 붙였다.

"中사이버 행위자, 한국서 日오염수 관련 게시물로 불화 조장" 사례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위협분석센터(MTAC) 보고서]


"북한, 암호화폐 탈취·무기 프로그램 수익 창출…한미일에 맞서려"
보고서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 동향도 분석했다.

MTAC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 행위자들은 2023년 수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치고, 소프트웨어 공급망 공격을 수행했으며, 그들이 국가 안보의 적으로 인식하는 곳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했다.

이들의 활동은 "북한 정부, 특히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을 창출하며, 미국과 한국, 일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고 MTAC는 설명했다.

이어 "북한 사이버 행위자들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그들의 동맹을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이러한 사이버 활동은 미국, 한국, 일본의 '3국 동맹'(trilateral alliance)에 맞서려는 북한의 지정학적 목표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MTAC는 북한 행위자들이 미국과 한국의 항공우주·방위 기관을 목표로 삼았으며 외교관이나 정부, 싱크탱크 및 NGO, 미디어, 교육 분야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상대로 감시활동을 하거나 정보를 훔치는 '스피어 피싱'(spear phishing)을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연계 사이버 그룹이 허위조작정보로 대만 총통 선거 개입을 시도한 사례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위협분석센터(MTAC) 보고서]


"대만 선거서 허위조작 정보 집중 유포…미국서도 음모론 퍼뜨려"
스톰 1376는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 기간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며 AI로 만든 허위조작정보를 집중적으로 유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톰 1376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사퇴한 궈타이밍 후보가 나머지 후보 중 한쪽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가짜 음성을 게시했고, 라이칭더 당선인과 관련해서는 AI 뉴스 앵커 등을 이용해 국고를 횡령했다거나 사생아가 있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

이 AI 뉴스 앵커는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에서 개발한 툴로 만들어졌다.

MTAC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단체가 외국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AI로 만든 콘텐츠를 사용한 사례를 목격한 것은 이번 대만 총통 선거가 처음이라고 부연했다.

스톰 1376는 미국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음모론을 퍼뜨리거나 분열을 조장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지난해 8월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과 같은 해 11월 켄터키주 열차 탈선 사고 등이 미국 정부에 의해 발생했다는 식의 게시물을 올리고, 멕시코 국경지대 투자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 예산안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식이다.

MTAC는 이에 대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심 투표 인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톰 버트 MS 보안 분야 책임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개월간 중국의 허위조작정보 작전이 훨씬 더 활발해졌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실험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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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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