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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빠져 희망을 잃은 노숙인들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지구대 소속 이성우 경감인데요.

32년 차 경찰관인 이 경감은 지난 9년 동안 총 50여 명의 노숙인을 돌봤습니다.


■ 2016년부터 시작된 인연…노숙인 50여 명과 만나

이 경감과 노숙인들과의 인연은 2016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 서울 동작경찰서 노량진지구대에 근무하고 있던 이 경감은 노숙인 관련 신고를 받고 종종 출동했습니다.

이 경감은 술을 마시고 거리 생활을 하는 이들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을까?'라고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비번인 날도 찾아가 이들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노숙인들에게 맞기도 하고 욕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이 경감의 노력에 노숙인들은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김 모 씨 / 자립 노숙인
"장사하다가 망해버리니까 뭘 할 의욕도 안 생기고 그랬죠. 경찰관분이 한 몇 개월을 계속 저에게 시간을 주시면서...그때 겨울이었는데 식당에서 식사를 사주시면서 '잘 곳이 있냐'고. 제가 그때는 이제 노숙 생활하고 있었으니까 잘 곳도 없었었거든요."

이성우 경감 / 서울 영등포구 대림지구대
"나를 때리면서 '나를 왜 돌봐주냐'고 하는 거예요. 그때 그분을 안고 '사랑한다'고 말했더니 그러더라고요. 나 버리지 말라고..."

■ 좁은 고시원에서 4개월간 살기도

이 경감은 노숙인들이 살 집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이 있다면 이들이 길에서 생활하지도 술을 마시지도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여러 곳을 돌다 어렵게 구한 곳은 작은 고시원이었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성우 경감 / 서울 영등포구 대림지구대
"(고시원 주인이) 저 보러 같이 살래요. 제가 4개월 진짜 살았어요."


■ 자립에 성공한 노숙인 15명

이 경감은 노숙인들의 자립도 도왔습니다.

택배 일을 하는 김 모 씨는 7년 전만 해도 거리 생활을 했습니다.

10년 동안 노숙 생활을 했던 또 다른 남성도 이제는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이 경감 덕분에 새로운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도 있고, 일할 직장도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자립에 성공한 노숙인은 15명. 이들은 좌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 이성우 경감 "밥 사주겠다고 연락와요"

이 경감에게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냐'고 물었습니다.

이성우 경감 / 서울 영등포구 대림지구대
"형제분 어머니를 48년 만에 찾아줬었어요. 또 형제들이 술 담배를 끊었을 때 너무 기쁜 거예요."

"또 어떤 날은 전화가 왔어요. 제가 발령이 났다고 하니까 와서 점심 사주고 싶다고...이 사람들도 따뜻한 관심을 주면 지역 사회에 이렇게 빨리 적응할 수 있구나. 그걸 제가 느낀 거예요."

정년을 4년 남겨둔 이 경감은 퇴직 이후엔 목사가 돼 소외된 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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