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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환자까지 진공 청소기처럼 빨아들이던 이른바 '빅5' 병원이 경영난에 빠졌습니다.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입원과 수술 등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은 3월 30일까지 의료분야 순손실이 5백억 원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계속되면 연말까지 순손실이 4천6백억 원에 달할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빅5 병원의 상황은 비슷합니다. 규모가 제일 큰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의료 분야에서 하루 15억 원가량의 적자를 내고 있고,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의 하루 적자 규모는 10억 원대 초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동통합·무급휴가 나선 빅5 병원

경영난에 빠지면서 빅5 병원은 비용 절감에 나섰습니다. 병동을 통합 운영하고, 원하는 직원에게 무급휴가를 주고 있습니다. 이미 입원 환자와 수술을 크게 줄인 만큼, 당장 적자 때문에 환자 진료 차질이 커지지는 않을 걸로 관측됩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오히려 병원이 어렵다며 교수들에게 진료를 더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2022년 '빅5' 병원 순이익 (법인세 차감 전)

▲ 세브란스병원 2,000억 원
▲ 서울아산병원 1,800억 원
▲ 삼성서울병원 900억 원
▲ 서울대병원 685억 원
▲ 서울성모병원 400억 원

빅5 병원은 지금껏 환자를 싹쓸이하면서 양호한 경영 성적을 보였습니다. 2022년 회계 연도 기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세브란스병원 2천억 원, 서울아산병원 1천8백억 원, 삼성서울병원 9백억 원입니다. 1천억 원가량의 적자는 버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도 각각 685억 원과 400억 원을 기록해 수백억 대 수익을 올린 걸로 집계됐습니다.
(출처 : KHISS 보건산업통계 )

하지만 불안한 점은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의 손익계산서를 뜯어보면 진료로 벌어들인 순이익은 680억 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1/3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임상시험 연구수익 570억 원, 장례식장 등 부대시설 운영으로 벌어들인 수익입니다. 의료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이 사실에 가깝다는 걸 반증합니다.

첨단 시설·장비 투자 연기할 듯

빅5 병원의 경영난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그동안 빅5 병원은 최고의 의료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 앞다퉈 첨단장비를 도입하고 시설 투자를 해왔습니다. 당분간은 이런 투자가 연기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세브란스병원이 암 치료 첨단장비인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하는 데 4천억 원이 들었습니다. 당시 건강보험을 비롯한 공공재정의 지원은 전혀 없었습니다. 기존에 1억 원 넘는 돈을 들여 일본에 가서 중입자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은 국내 중입자치료기 도입 이후 치료비 부담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위기의 사립대병원…폐업 가능성도

문제는 빅5 병원 이외의 사립대학병원입니다. 이들 병원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연간 수익이 수십억 원에 불과합니다. 겨우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머지않아 도산하는 대학병원이 나올 거라는 소문마저 떠돕니다. 서울백병원과 이대동대문병원, 중앙대용산병원은 이미 적자 누적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중증환자 등을 진료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인 사립대병원에 대한 정부 지원을 고민해볼 대목입니다.

대문사진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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