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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3월10일 글로벌 IT업체 대표들과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차전지 업체 엘지(LG)에너지솔루션이 미 애리조나주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반도체 업체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미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에이치비엠)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대선 이후 보조금 등 미국의 산업 정책 변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은 계획대로 미국 투자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배터리 보조금 폐지를 언급한 바 있다. 국내 전문가 일부는 국내 첨단 산업의 미국 투자 쏠림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국내 첨단 산업, 미국 투자 올인

엘지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은 4일 53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에 원통형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공장의 착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나희관 엘지엔솔 애리조나 법인장(상무)은 “2026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네 자릿수의 신규 일자도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엘지엔솔은 이미 북미 지역에만 8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건설 중이다. 이밖에 에스케이(SK)온과 삼성에스디아이(SDI)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이날 38억7천만달러(5조2천억원)를 들여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에이치비엠) 생산 공장을 짓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부품인 에이치비엠 공급을 늘리기 위해 공장을 짓는다는 것이다. 2028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빅테크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 정부의 보조금도 받겠다는 포석이다.


국내 기업들의 첨단 공장 투자는 미국에 집중되고 있다. 2008년 이후 해외직접투자 대상국 1위는 미국이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첨단 기업을 끌어들이는 자국 내 공급망 구축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국내 업체들의 반도체·배터리 투자가 집중됐다.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장비 유입을 막은 것도 국내 업체들의 투자 물길을 태평양 쪽으로 돌려버렸다.

엘지경영연구원은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며 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공급망 참여 기회가 늘어날 여지가 크다”면서도 “다만 그 기회와 위기가 훨씬 복잡해지면서 경영의 시계를 흐리게 하는 사안이 더 자주, 더 많은 곳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첨단 부문, 한국 공동화될 수도”

이런 미국으로의 투자 쏠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서인 한양대 교수(중국학과)는 국제금융센터가 연 ‘미·중 첨단기술 패권전쟁의 미래와 파급 영향’ 세미나에서 “미국 올인(all in)은 올바른 방향이 아닐 수 있다. 우리 첨단 산업이 미국으로 모두 넘어가 공동화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남은영 동국대 교수(글로벌무역학과)도 “중국은 인공지능(AI)시대에서도 주요 반도체 수요처”라며 “일부에선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이탈을 주장하지만, 삼성전자 및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지속적인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상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에는 우리나라와 중국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함께 돈을 벌었다면, 지금의 중국은 우리에게 물건을 팔 수 있는 시장이 되고 있다. 시장으로서의 중국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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