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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우리나라 5대 그룹(삼성·LG·SK·현대차·롯데) 중 작년 말 대비 상장사 시가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였다. 인공지능(AI) 훈풍을 타고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가 30%가량 급등한 덕을 봤다. 정부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수혜를 톡톡히 본 현대차 그룹과 반도체·밸류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삼성 그룹도 주가를 끌어올리며 시총을 불렸다.

반면 롯데와 LG 그룹 시총은 역주행했다. 롯데는 화학·유통 분야 주력 계열사 주가가 흔들렸다. LG 역시 핵심 계열사인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화학 등의 주가가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그래픽=정서희

‘반도체·밸류업’ 타고 SK·현차·삼성 순항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SK 그룹사의 시총 총합은 작년 12월 31일 180조5294억원에서 올해 3월 31일 종가 기준 210조2277억원으로 16.45% 증가했다. SK 그룹 뒤를 현대차 그룹(7.27%)과 삼성 그룹(6.08%)이 따랐다. 같은 기간 현대차 시총은 133조2081억원에서 142조8910억원, 삼성 시총은 657조4043억원에서 697조3864억원으로 늘었다.

SK 그룹 시총 증가에 기여한 일등공신은 SK하이닉스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말 14만1500원에서 올해 3월 말 18만3000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시총은 103조123억원에서 133조2244억원으로 29.33% 늘어났다. SK하이닉스 주가는 4월 들어서도 순항하며 현재 18만8000원(4월 4일 종가)까지 상승한 상태다. SK스퀘어와 SKC, SK텔레콤 등도 그룹 전체 시총 증가에 기여했다.

이 중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구동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 선두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욜 그룹은 올해 141억달러(약 19조원)인 글로벌 HBM 시장 규모가 5년 후인 2029년에는 377억달러(약 5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89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현대비앤지스틸과 현대로템이 1분기에 각각 43.05%, 38.35%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그룹 내 비중으로 따지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력 계열사의 주가 상승이 그룹 전체 시총 증가에 도움을 줬다.

그룹 대장주 현대차 주가는 작년 말 43조원에서 1분기 말 49조원으로 14% 넘게 증가했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을 본격화한 이후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이 수혜주로 부상했는데, 현대차도 그 중 하나였다. 여기에 실적 기대감까지 겹쳤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올해 1월에 동월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며 “2~3월 실적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삼성 그룹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에 올라탔고, 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카드·삼성화재 등 나머지 계열사가 밸류업발(發) 주주환원 강화 기대감 덕을 봤다. 지난 4일 삼성전자는 장중 8만5500원까지 오르며 이틀 만에 1년 내 최고가(52주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저PBR이 시장을 이끄는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한 시민이 서울 남산타워에서 주요 기업 빌딩이 몰린 서울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 뉴스1

업황 부진에 주저앉은 LG·롯데
SK·현대차·삼성과 달리 LG와 롯데 그룹은 올해 1분기에 덩치를 키우는 데 실패했다. 수치가 가장 저조한 그룹은 롯데다. 지난해 말 19조9528억원이던 롯데 그룹 시총은 올해 3월 말 18조3783억원으로 7.89% 감소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과 중국 경기 부진 등의 악재가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쇼핑 등 유통 분야 주력 계열사 주가를 흔들었다.

1분기에만 주가가 22% 넘게 빠진 롯데케미칼과 19% 이상 내린 롯데정밀화학도 그룹 시총 위축에 영향을 줬다.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심화한 업황 부진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7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그룹은 그나마 롯데정보통신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리츠, 롯데지주 등의 주가가 상승한 덕에 시총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LG 그룹 시총은 올해 들어 6.74% 줄었다. 작년까지 부진을 거듭하던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 주가가 각각 18%, 7% 반등한 건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이노텍 등의 주가가 일제히 무너진 게 그룹 전체 발목을 잡았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초 6159억원에서 현재 1208억원 수준으로 확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상장사를 둘러싼 올해 경영 환경이 작년보다는 나아졌으나 미국 대선, 금리 인하 시기, 지정학 리스크 등 변수가 많아 안심하기 힘들다고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월 28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99곳 중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대비 낮아진 기업은 총 73곳이었다. 분석 대상 상장사의 73.7%에 해당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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