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KBS, 세월호 다큐는 거부해놓고…”
영광군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 죄송”
영광군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 죄송”
한국방송(KBS) ‘전국노래자랑’ 누리집 갈무리
전남 영광군이 세월호 10주기 추모일에 한국방송(KBS) ‘전국노래자랑’을 촬영하려다 시민 반발이 이어지자 일정을 연기했다.
영광군은 4일 누리집에 공지사항을 올려 “16일 오후 1시 영광스포티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전국노래자랑’ 전남 영광군편의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영광군은 “공개녹화 예정일인 16일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는 날인 만큼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추모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녹화 일정을 6월11일로 변경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광군은 ‘2024년 영광방문의 해’를 전국에 알리고 ‘제63회 전남체전’(17∼20일), 제32회 전남장애인체전(29일∼5월1일) 개최에 맞춰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겠다며 지난달 18일부터 참가신청을 받았다.
세월호 추모일인 16일 전남 영광군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한국방송 ‘전국노래자랑’ 안내 포스터. 영광군 누리집 갈무리
영광군이 세월호 추모일에 전국노래자랑을 녹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집 자유게시판은 이를 비판하는 글들로 채워졌다. 김아무개씨는 “매년 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및 국가가 정한 국민안전의 날”이라며 “최소한 4월16일이라도 국민(군민)들이 애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아무개씨는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전국 노래자랑을 하겠다는 한국방송과 영광군의 결정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 한국방송은 박민 사장 이후 방영 예정이던 세월호 다큐멘터리마저 금지하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영광군은 4월16일 당일날 공연 결정을 반드시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다른 김아무개씨도 “세월호 다큐멘터리 방영을 거부했던 한국방송이 10주기 추모일에 맞춰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하려고 했다니, 도대체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영광군 관계자는 “전남체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개막 전날이 16일을 촬영일로 정했다”며 “세월호 추모일을 앞두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