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2시간15분 동안 면담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글을 올렸다. 박 비대위원장이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 전공의 측의 입장을 전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만남은 윤 대통령이 지난 2일 “전공의들을 만나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박 비대위원장이 이틀 간의 침묵 끝에 제안을 받아들이며 성사됐다.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전공의 단체가 병원 이탈 46일 만에 대화 테이블로 나선 만큼,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만남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135분 동안의 면담 뒤 박 비대위원장이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협상은 다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면담에 앞서 대전협 대의원 공지를 통해 “금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 대전협 비대위 내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회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우려가 많으실 것”이라면서도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4·10 총선 전 한 번쯤은 전공의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2월 20일 성명서 및 요구안의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며 “총회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지난 2월 성명을 내고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절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면담 이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박 위원장이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고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다”며 “윤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