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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간 갈등 양상
“타인의 덕질에 너그럽지 못한 세태”
푸바오 팬들이 3일 오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난 뒤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 간에 뜻밖의 갈등 양상이 나타났다. 푸바오와의 이별에 슬퍼하며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에 대해 일각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를 뿐인 ‘덕질’(특정 주제·소재에 몰입하는 행위)에 너그럽지 못한 세태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푸바오 논란을 보고 든 생각’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주목을 받았다. 작성자 A씨는 “푸바오를 보내는 행사에 비가 오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사육사는 이별문을 낭독했고, 그걸 듣고 우는 사람도 있었다”며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해가 되지 않는 쪽”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인터넷에서도 저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여지없이 조리돌림을 시작했다. 거부감의 가장 큰 이유는 ‘꼴값한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며 “내가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을 찾아가고, 연예인이 같은 주제를 즐기면 괜스레 관심이 더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꼴값일 수 있다. 아이돌, 애니메이션, 축구, 야구, 게임 등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에 몰입하는 사람들을 보면 ‘머릿속에 꼴값을 떤다’는 단어가 떠오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눈치 보지 말고 몰입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 본인이 좋아하는 걸 누가 깎아내리거나 비웃어도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힘든 세상인데 (푸바오가) 존재만으로 위안을 준다는 건 놀라운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7월 20일 한국에서 태어나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지내던 푸바오는 3일 중국으로 떠났다. 에버랜드에서 생활한 지 1354일 만이다. 출국 당일 에버랜드에는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해 수천명의 관람객이 운집했다. 오전 4시부터 모이기 시작한 팬들은 푸바오를 태운 특수 무진동차량이 에버랜드를 떠나는 오전 10시40분까지 자리를 지켰다. ‘푸바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을 땐 일부 팬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푸바오 송별회에 사람들이 운집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 등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한쪽에서는 이런 모습에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빈정섞인 반응도 쏟아졌다. 이런 누리꾼들 사이에선 “미디어가 만들어 낸 꼴값” “솔직히 푸바오 고향 가는 것 가지고 왜 지들이 꼴값을” “푸바오 간다고 울고 난리”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푸바오 현상은 인플루언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X(옛 트위터)에 올라온 게시물. 작성자는 푸바오 열풍에 대해 "이 정도 분위기면 국가원수 사망한 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SNS 캡처

푸바오 이별 장면이 담긴 한 영상은 전날 X(옛 트위터)를 통해 공유됐는데, 4일 오후 조회수가 900만건에 육박하고, 재공유 건수도 2만회를 넘어섰다. 이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이 정도 분위기면 국가 원수가 사망한 줄”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일부터 ‘푸바오’ 검색량이 급등한 구글 트랜드 검색 자료를 올린 뒤 “1300여일 한국에 있는 동안 한 1000일은 관심 밖이었다. 작년 이맘때쯤부터 호들갑에 꼴값 떠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전날 고국에 돌아온 푸바오를 환영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푸바오의 귀국을 환영하고, 푸바오를 돌본 한국 사육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푸바오가 머물 중국 쓰촨성 워룽 중화자이언트판다원 선수핑 기지는 해발 1700m에 위치해 자연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약 90마리의 판다가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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