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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채무 상환 관련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가계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증가세가 둔화해 가계의 여윳돈이 전년보다 약 50조원 줄어들고, 예금과 채권투자 증권투자 모두 대폭 감소했다. 경기 불황과 고금리 여파로 가계의 자금 사정이 안 좋아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2023년 자금순환(잠정) 통계를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58조2000억원으로 2022년(209조원)보다 50조8000억원 줄었다.

순자금 운용액이란 해당 기간의 금융자산(자금 운용액)에서 금융부채(자금조달)를 뺀 값으로 여윳돈을 의미한다.

가계 전체의 자금운용액 194조7000억원으로 2022년(283조5000억원)보다 30%(88조800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 2019년(181조6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자금운용 부문별로 보면, 예금, 채권, 주식 등 모든 상품의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예금을 의미하는 금융기관 예치금은 147조원에서 128조8000억원으로, 채권투자도 34조5000억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 및 펀드 투자는 2022년 31조7000억원 늘었지만, 지난해엔 감소세로 전환해 4조9000억원 줄었다. 이는 2013년(-7조원) 이후 최저치다. 운용액이 음수(-)로 돌아섰다는 의미는 기간 중 금융자산 처분액이 취득액보다 많았다는 뜻으로 한은은 가계가 위험자산을 축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계가 소득을 비롯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오는 가계의 자금 조달액수도 지난해 36조4000억원으로 2022년(74조5000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는 2009년 통계 작성 이후로 역대 최저치다.

가계 자금 조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2022년 66조1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9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금이 51조원으로 전년도 28조8000억원 보다 20% 가량 늘었지만, 신용대출 감소세가 이어졌고,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도 크게 둔화된 탓이다.

가계가 소득이 많이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고금리 여파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가계의 소득 증가율은 2022년 7.3%에서 지난해 2.8%로 대폭 꺾였다.

정진우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여유자금이 줄어든 데에는 경기 상황이나 금리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가계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 이자비용이 늘었으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비금융 법인기업이나 정부의 살림살이는 가계에 비하면 그나마 나았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지난해 순조달 규모는 109조6000억원으로 2022년(198조1000억원)보다 88조5000억원 축소됐다. 금융기관 차입이 208조5000억원에서 63조6000억원으로 급감했고, 채권 발행도 55조3000억원에서 26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정 팀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 해외 직접투자 축소, 매출 부진 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순조달 규모가 1년 사이 34조원에서 13조원으로 축소됐다.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많이 감소하고 국채 순발행규모가 줄어들면서 순자금조달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4%로 잠정 집계됐다. 2022년(104.5%)보다 4.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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