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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8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경찰 국제범죄·마약 수사관 8명이 “폴리스(police) 손 뒤로, 움직이지 마”를 외치며 들이닥쳤다. ‘좀비마약’이라고 불리는 신종마약류 메페드론(MEP)에 취해 널브러진 신장이 2m에 육박하는 거구의 러시아 출신 불법체류자 A씨(23)와 이 마약에 취한 채 해시시(고농축 대마)를 제조하던 B씨(23)가 저항 없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주택가에서 마약을 제조하고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상 대마 등)로 A씨와 B씨를 구속해 5일 수원지검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대마 농축액과 아세톤 등 화학약품으로 해시시를 제조하고 제조 과정에 메페드론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시시는 대마초에서 채취한 대마 수지를 건조한 뒤 압축한 덩어리로 일반 대마초보다 10배 이상 환각 효과가 있다. 제조 과정에 심한 화학약품 냄새가 나기 때문에 이들은 각성제로 사용되는 메페드론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페드론은 다량 흡입하면 흥분해 사람을 물어 뜯는 사례가 유럽에서 발생해 좀비마약으로도 불린다.

경기남부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는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등 혐의로 러시아 출신 불법체류자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압수물을 비치하는 국제범죄수사계 수사관들. 해시시는 1g에 15만원으로 30~40회 나눠 흡연할 수 있으며 나른해지고 행복을 느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손성배 기자
A씨 등은 체포 당시 메페드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다 별다른 저항 없이 수갑을 찼다. 체포 현장에선 대마 농축 오일 750g과 해시시 덩어리 6개(23g), 메포드론 6봉지(6.5g) 등을 압수했다. 압수된 마약류는 1만2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판매했을 때 가격은 약 5000만원에 이른다.

A씨 등이 마약을 제조하다 검거된 안산 단원 지역은 러시아와 CIS(독립국가연합·소련 붕괴 이후 독립국가가 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출신 외국인이 밀집 거주지다. 이 곳엔 체류 기간이 만료된 불법체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의자들도 관광 비자, 비숙련노동 비자로 입국했다가 불법체류 신분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웃 집에서 화학 약품 냄새가 나거나 시끄러운 일이 있어도 112 신고를 하지 않는 외국인 거주지 특성 탓에 집 안에서 마약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마약 사범들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지속 추적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제조는 보통 한적한 농가나 외딴 섬에서 이뤄지는데, 이번 사건은 도심 한가운데서 발생해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들에게 마약 제조를 지시하고 판매하게 한 마약류 제조·유통 조직이 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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