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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100' 시즌2 이모저모]
"제대로 걷지 못할 수도" 했던 아모띠 우승
"감정적 요소 걷어내고 진검 승부만 집중"
'여성 출연자 소외되는 게임의 룰' 지적도
"다양한 성별, 체급 아우를 수 있는 게임 고민"
아모띠(오른쪽)가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지컬:100' 시즌2에서 무거운 철통을 옮긴 뒤 달려가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지컬:100' 시즌2 우승자 아모띠. 넷플릭스 제공


2021년 1월 교통사고를 당했다. 왼쪽 발목이 부러져 10시간 동안 접합 수술을 받았다. "제대로 걷는 게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깨어난 뒤 의료진으로부터 날벼락 같은 말을 듣고 절망했다. 10년 동안 했던 크로스핏(고강도 기능성 운동)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재활로 무너진 몸을 다시 일으켰다.

이 역경을 디딘 이가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100' 시즌2에서 우승했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결승에 오른 아모띠(31·본명 김재홍)가 주인공이다. "재활 운동을 하면서 '이게 맞나' 계속 의심했거든요. (이번 우승으로) 저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아모띠의 말이다. 고향 대구에서 서울로 옮겨 7년 동안 월세살이 중인 그는 우승 상금 3억 원을 전셋집 마련 등에 쓸 예정이다.

홍범석이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지컬:100' 시즌2에서 게임을 하며 달려가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전직 소방관' 재출연 이유

아모띠의 우승 여정처럼, 1950~1960년대 지하 광산을 모티프로 축구장 3개 규모의 대형 세트장을 꾸리는 '피지컬:100' 시즌2 제작 과정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이날 만난 장호기 '피지컬:100' 시리즈 PD는 "오래된 광산 느낌을 살리려 풀로 거미줄을 몇십 시간 동안 만들었다"며 "실제 돌과 망치도 따로 구해 촬영장에 배치했고 그렇게 '광산 세계관'을 만드는 게 어려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즌1 초반 탈락자(홍범석)를 시즌2에 또 출연시키는 것도 모험이었다. 장 PD는 "시즌1이 끝나고 '미스터 홍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는 해외 시청자 의견이 정말 많았다"며 "고민하다 (홍범석은) 엘리트 운동 코스를 밟아온 선수가 아니고 군인·소방관 출신으로 이 프로그램에 줄 수 있는 이야기와 메시지가 있다고 판단해 다시 섭외했다"고 재출연 배경을 들려줬다. 홍범석은 시즌2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특수부대 군인으로 11년을 살았고 소방관으로 5년을 일했다"며 "군인과 소방관들이 국민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은 일종의 사명감으로 다시 도전했다"고 말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지컬:100' 시즌2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합숙 삼가고 경기장 밖 에피소드는 휴지통에

시즌2 마지막 생존자 2명으로 살아 남은 아모띠와 홍범석처럼 '피지컬:100' 시리즈는 생존에 최적화된 '몸'을 지닌 참가자를 발굴해 주목받았다. 시즌1(공개 4주)과 시즌2(2024년 3월18일~31일) 세계 가구 시청 시간은 총 1억 9,704만 시간. 영어권과 비영어권 통틀어 역대 시리즈 부문 10위를 기록한 독일 드라마 '디어 차일드'(2023·2억 4,540만 시간)에 육박한다. '오징어 게임'(2021) 등 여러 드라마가 세계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은 것에 비해 한국 예능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 열광이다. "도전자의 캐릭터 만들기와 갈등 부각에 바쁜 기존 생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달리 예능적 요소를 지우고 체력을 토대로 한 경쟁의 진지함에 집중"(성상민 대중문화평론가)한 게 이 시리즈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소사이어티게임' 등 이전의 생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다르게 '피지컬:100' 시리즈엔 합숙이 없다. 도전자들은 촬영장에 출근했다 퇴근하는 방식으로 게임에 참여했다. 장 PD는 "휴식 시간에 담배를 피며 주고받는 말을 비롯해 경기장 밖에서 도전자들이 하는 행동과 모습을 보면 정말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며 "하지만 감정적 요소를 다 걷어내고 '진검 승부'란 서바이벌의 본질을 보여주기 위해 경기장 밖 에피소드 등은 (콘텐츠에) 담지 않았다"고 연출 배경을 들려줬다. 스포츠처럼 '경기'만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도전자들의 상반신 노출이 빈번한 '피지컬: 100' 시리즈가 선정적으로 비치지 않는 이유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지컬:100' 시리즈를 연출한 장호기 PD. 넷플릭스 제공


"100명으로 지구촌을" 다양한 성별·체급 숙제

MBC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장 PD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피지컬"이란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아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신춘문예에 지망하는 작가처럼 쓴" 20페이지 분량의 프로그램 기획안을 넷플릭스에 보냈다 발탁되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앞서 MBC 내부에선 반려된 기획안이었다. MBC를 떠난 장 PD는 "참가자 100명을 모았을 때 (다양성이 공존하는) 지구촌을 보는 모습"에 가깝길 바라면서 시즌2도 준비했다. 하지만 시즌1과 비교해 시즌2에 승부가 힘만으로 갈리는 게임이 많아 여성 출연자들이 소외됐다는 지적도 받는다. 장 PD는 "다양한 성별과 체급의 도전자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게임을 더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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