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온라인 마켓에 최저가 상품을 미끼로 올려서 결제 정보를 빼내거나 돈을 갈취하는 피싱 범죄에 대해서 연속으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피싱범들은 이렇게 빼낸 카드 정보로 다른 사람의 세금이나 통신 요금을 결제하고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결제가 된 건 취소가 되지 않아서 피해자들은 당장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물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제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 부평구에 사는 전 모 씨는 네이버 최저가 검색으로 고양이 사료를 몇천 원 싸게 사려다 피싱 조직에 카드 정보를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네이버 행사가 끝났으니 자체 사이트에서 사라"는 말에 속았습니다.

대가는 컸습니다.

3분 만에 금융결제원에서 총 910만 원이 결제된 겁니다.

[전 씨/피해자]
"핸드폰에서 뭐가 '삐릭, 삐릭, 삐릭' 막 울리는 거예요. 그래서 문자를 봤더니 3백 얼마, 2백, 2백 얼마 오는 거예요."

금융결제원에 알아본 결과 광주시 북구청에서 타인 명의 지방세가 납부된 걸로 나타났습니다.

곧바로 취소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착각이었습니다.

[전 씨 딸]
"금결원에서는 세금은 취소가 없다, 그러니까 세금은 취소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라고.."

구청에도 연락해 봤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전 씨 딸]
"'공적인 문서로 취소해줘야 된다라거나 그런 게 오면 당연히 응하겠지만 피해자라고 해서 취소할 수는 없다'라고.."

지방세법상 제3자의 납부 역시 납세자 본인의 납부로 보고, 취소 요청도 할 수 없습니다.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구청은 구제 권한이 없다고 했습니다.

전 씨는 졸지에 27일까지 카드 대금 9백여 만 원을 내지 않으면 연체자가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피해자가 결제 취소를 못 하는 건 세금 납부뿐이 아닙니다.

고양이 사료를 사려다 카드 정보를 넘긴 40대 여성은 자신의 카드로 누군가의 통신요금 95만 원이 결제됐습니다.

곧바로 카드는 정지했지만, 통신사에선 결제를 취소해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40대 여성/피해자]
"그 명의자가 요금 수납 취소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카드 승인 취소를 해줄 수 없다고. (통신사에) 누군가가 제 걸 도용해서 카드 결제를 한 거다라고 설명을 몇 번을 드렸는데도.."

정상 인증을 거쳐 납부된 요금을 통신사가 가입자의 동의 없이 취소할 순 없다는 이유였는데, 피해 여성의 카드로 요금을 낸 가입자는 취소를 거절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들은 피싱 조직이 이처럼 결제 취소가 불가능한 점을 악용하는 만큼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전 씨 딸]
"법이 누구를 보호하는 건지 알 수가 없는 거예요. 정말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거 외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건지.. 보이스피싱범들이 악용할지 몰라서 법을 그대로 뒀다면 지금이라도 이걸 바꿔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각 사건을 접수한 인천 부평경찰서와 세종 남부경찰서는 결제된 세금과 요금의 명의자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피싱 조직이 카드 결제를 해주고 대신 현금을 돌려받는 이른바 '카드깡'을 미끼로 제3자들을 모집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한재훈 / 영상편집: 박찬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12 전공의 이탈에 병원 수입 급감…1년 전보다 4000억원 감소 랭크뉴스 2024.04.05
4711 타이슨, 30살 어린 유튜버와 붙는다…“그에게 원한은 없다” 랭크뉴스 2024.04.05
4710 조국, 일정 바꿔 尹과 같은 곳에서 투표… “정치는 개인적 복수 도구 못 돼” 랭크뉴스 2024.04.05
4709 몸값 1조 매각 추진하던 인터로조, 의견거절로 상폐 위기 랭크뉴스 2024.04.05
4708 대통령 만났다고 "내부의 적"…갈등 부채질하는 의료계 강경파 랭크뉴스 2024.04.05
4707 최정원, 남편 '빚투' 논란에 "최선 다해 도왔지만…이혼 준비중" 랭크뉴스 2024.04.05
4706 어용노조 통해 ‘민주노총 탈퇴’ 작업 나선 SPC···대표 이어 회장도 구속 랭크뉴스 2024.04.05
4705 58세 할머니 레깅스 입고 손주들 앞서 '이 자세'로 4시간 반 버티다 결국… 랭크뉴스 2024.04.05
4704 '롯데월드 통대관' 통크게 쐈다…다둥이 아빠·신입사원도 '엄지 척' 랭크뉴스 2024.04.05
4703 ‘멍든 눈’ 8살, 왜 숨졌나…“사망 이를 정도 외상 없어” 랭크뉴스 2024.04.05
4702 사전투표 첫날 이재명 "국정원 조심하라 한다"... 관권 선거 의혹 조준 랭크뉴스 2024.04.05
4701 유엔 인권이사회, 이스라엘 전쟁범죄 우려 결의 채택…미국 반대 랭크뉴스 2024.04.05
4700 사전투표율 높으면 민주당 유리?…지난 총선과 대선이 달랐다 랭크뉴스 2024.04.05
4699 부산서 사전투표 윤 대통령… 野 "선거개입" 비판 랭크뉴스 2024.04.05
4698 김준혁 "尹부부, 암수 구분 힘든 토끼"…한동훈 "끝이 없네" 랭크뉴스 2024.04.05
4697 첫날 사전투표율 15.61% 역대 최고…호남 높고 대구 낮았다 랭크뉴스 2024.04.05
4696 윤 대통령, ‘이재명 헬기 이송 논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방문···“전폭 지원” 랭크뉴스 2024.04.05
4695 러시아, 주러 한국대사 초치해 독자제재 항의 랭크뉴스 2024.04.05
4694 애플, 코로나 후 첫 대규모 인원 감축… "자율주행차 사업 중단 여파" 랭크뉴스 2024.04.05
4693 [속보] 이스라엘, 구호요원 사망 책임 물어 고위 장교 2명 해임 랭크뉴스 2024.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