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방부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표지.

국방부가 4·10 총선 사전투표(5~6일)를 이틀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장병 교육을 실시하려다 정치적 논란 우려에 유보했다. 앞서 통일부는 북한 관영매체의 대남 비방 보도를 ‘총선 개입’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총선 앞에서 정부 부처들이 잇따라 안보를 정치에 활용하는 퇴행을 보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1일 전군 각급 부대에 공문을 보내 3일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자유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주제로 지휘관 특별정신교육을 추가해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특별정신교육은 6월 현충일, 8월 광복절 등 주요 계기 때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장병들에게 직접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애초 예정된 3일 정신교육 주제는 북한의 군사위협과 3축체계, 프라미스 작전(수단 교민 등 철수) 1주년 관련 내용이었으나, 국방부는 여기에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추가했다. 3일은 총선 본투표 일주일 전이자 5∼6일로 예정된 사전투표 시작 이틀 전이다.

국방부가 각 부대에 보낸 7쪽 분량의 특별정신교육 교재에는 “본 교육자료는 3.20(수)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 대통령 특별강연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윤 대통령은 특강에서 노동시장 유연화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 등을 거론하며 자유시장경제 가치를 강조했다.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대통령실 누리집

이에 일선 부대들은 국방부에 이틀 전 특별정신교육 추가 지시가 내려왔고 장병 사전투표를 이틀 앞둔 민감한 시기라는 점을 들며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충돌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 일선 부대 장교는 “현장 지휘관들이 ‘왜 갑자기 대통령 연설을 지금 장병들에게 교육하라고 하느냐’, ‘교육하면 장병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럽다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국방부는 특별정신교육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오후 이를 보류하고 애초 예정된 교육만 실시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통령 연설이 군과 직접 관련이 없는데 왜 추가했느냐’는 지적에 “자유와 시장경제 가치는 장병 정신교육 교재에 포함된 기본적인 교육 내용으로서 그동안 꾸준히 교육시켜왔다”고 말했다. 해군 중령 출신인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960~70년대에는 했을 수 있겠지만,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교육 방식이다. 선거 국면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런 것을 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통일부도 북한 매체들이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는 빈도를 높여 총선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브리핑했다. 구병삼 대변인은 ‘북한의 우리 총선 개입 시도 관련 통일부 입장’에서 “북한은 선거 일정을 앞두고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의 관영 매체를 통해 대통령을 모략·폄훼하며, 우리 사회 내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대남 비난 보도를 이어왔고, 일반 시민들은 볼 수조차 없다는 점에서 통일부의 브리핑은 난데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714 국민의힘 전당대회 4자 대결 본격화…친한 대 반한 구도 랭크뉴스 2024.06.21
5713 ‘채상병 청문회’ 볼 수 없는 KBS…노조 “특정 권력에 경도돼” 랭크뉴스 2024.06.21
5712 유튜브, VPN 이용 ‘온라인 망명’ 단속… ‘프리미엄 멤버십 취소’ 메일 발송 랭크뉴스 2024.06.21
5711 OECD 합계출산율 60년새 반토막…'꼴찌' 한국은 8분의1로 추락 랭크뉴스 2024.06.21
5710 기시다 "7월 나토정상회의 참석"… 한미일 정상회의 열리나 랭크뉴스 2024.06.21
5709 'VIP 격노설' 또 언급한 박정훈 "한 사람 격노로 모든 게 엉망진창" 랭크뉴스 2024.06.21
5708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박정훈 대령 진정 기각 전 이종섭과 통화" 인정 랭크뉴스 2024.06.21
5707 손정의, '라인야후 日인프라로 만들라' 주문에 "책임지고 하겠다" 랭크뉴스 2024.06.21
5706 “대통령과 통화한 적 없다”던 이종섭, “통화 많이 했다” 말 뒤집기 랭크뉴스 2024.06.21
5705 경고 안 듣네…경기도, 대북전단 또 살포한 단체 수사 의뢰 랭크뉴스 2024.06.21
5704 OECD 합계출산율 1.51로 60년 새 반토막… 韓, 8분의1로 추락해 ‘꼴찌’ 랭크뉴스 2024.06.21
5703 나경원 “홍준표, 제가 당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 랭크뉴스 2024.06.21
5702 교통사고 후 음주 측정 거부한 러시아 외교관 입건 랭크뉴스 2024.06.21
5701 北 수상한 구조물 위성에 찍혔다…휴전선에 여러 곳서 발견 랭크뉴스 2024.06.21
5700 "할부지야?" 한국말 들은 푸바오, 눈 커져서 관람객에 한 행동 랭크뉴스 2024.06.21
5699 공무원, 업무상 최다 질병은 '정신질환' 랭크뉴스 2024.06.21
5698 손정의, 자민당에 “라인야후, ‘日 인프라’ 전환 책임지고 할 것” 랭크뉴스 2024.06.21
5697 중국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 최대 사형”···대만 “중국 사법권 없어” 반발 랭크뉴스 2024.06.21
5696 가수 홍진영, 첫 방서 완판 하더니 일냈다…'코스닥 입성' 노크 랭크뉴스 2024.06.21
5695 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 닷새 만에 철회‥다른 '빅5' 병원들은? 랭크뉴스 202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