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판다 ‘푸바오’의 다양한 표정 사진. 에버랜드 제공

국내 최초의 자연번식 자이언트판다 ‘푸바오’가 3일 한국을 떠난 가운데 중국 당국이 푸바오의 향후 중국 생활을 소개했다. 푸바오의 최종 보금자리는 중국 쓰촨성의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기지로 갈 수도 있다. 선수핑 기지의 경우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이 ‘반야생’ 상태로 지낼 수 있다고 중국 당국은 전했다.

중국 출판물을 외국어로 번역·출판하는 중국 외문국이 한국어로 발행하는 월간 ‘중국’은 1일(현지시각) 쩡원 중국 자이언트판다보호연구센터 사육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선수핑 기지는 푸바오를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시민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싣고 있는 특수 무진동 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간 중국은 “‘한국 출생 1호 판다’로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을 지닌 ‘푸바오’는 중국과 한국 국민에게 신드롬에 가까운 사랑을 받았다”며 “푸바오를 사랑하는 누리꾼들은 스스로를 푸바오 ‘이모’라 자처하며 ‘푸공주’(푸린세스), ‘뚠빵이’ 등 사랑스러운 애칭을 붙여줬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난다는 소식에 양국 팬들의 아쉬움과 설렘도 크게 교차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중국 생활 전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쩡원 사육사와 인터뷰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자이언트판다 ‘푸바오’. 에버랜드 제공

월간 중국은 푸바오가 중국에 도착한 뒤 선수핑 기지로 이동해 격리 검역구역에 입주하지만 격리 해제 뒤 최종 거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푸바오가 중국 국가임업초원국 산하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4개 기지 가운데 선수핑 기지에 입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월간 중국은 “푸바오의 새 보금자리가 어디로 정해지든 최상의 보살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종 거주지로 거론되는 선수핑 기지 방사장의 경우 푸바오가 생활한 한국 에버랜드와 비슷하게 실내 거처와 실외 운동장으로 나뉘며 양쪽을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있다고 소개했다. 월간 중국은 “다른 점은 선수핑 기지 방사장의 자이언트판다는 약속된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쩡원 사육사는 월간 중국에 “실내외를 연결하는 여닫이문이 열려 있어 판다의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며 “사육사는 먹이 공급과 청소, 훈련 등 필수적인 일 외에는 판다의 일상활동에 관여하지 않아 판다가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반야생’ 생활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쓰촨성의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 판다 방사장. 월간 중국 페이스북 갈무리

선수핑 기지는 3일 전문 사육사와 수의사를 쓰촨성 청두 솽류국제공항으로 파견해 푸바오를 맞을 예정이다. 푸바오는 강철원 사육사와 함께 전세기로 청두 솽류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차량으로 선수핑 기지 검역실로 이동한 뒤 한 달간 격리하며 중국 생활에 적응할 예정이다.

월간 중국은 지난해 중국에 온 자이언트판다 ‘샤오치지’와 ‘샹샹’의 사례를 들어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7~8개월 뒤 푸바오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 태어난 샤오치지는 2023년 11월9일 미국 워싱턴디시(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선수핑 기지로 돌아왔다. 샤오치지는 2개월도 안 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2023년 12월27일 대중과 만났다. 반면 일본에서 태어난 샹샹은 2023년 2월21일 일본 도쿄 온시 우에노동물원에서 쓰촨성 야안 비펑샤 기지로 돌아와 같은 해 10월7일에야 대중과 만났다.

강철원 사육사가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쩡원 사육사는 ‘푸바오에게 남자친구가 생길까’, ‘푸바오의 남자친구는 누가 되느냐’, ‘앞으로 푸바오도 엄마가 되느냐’ 등의 물음에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월간 중국은 푸바오가 만 4살이 안 된 준성체 판다로 엄마와 떨어져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는 있지만, 성숙이 덜 됐기 때문에 당장은 짝짓기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월간 중국은 “이 때문에 당분간 푸바오의 ‘연애’는 보기 힘들 듯하다”고 내다봤다.

한겨레

조윤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