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를 회피하려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월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피씨(SPC) 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파괴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허영인 그룹 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체포 하루 만의 일이다.
3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임삼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허 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일 법원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허 회장을 체포했다. 체포한 피의자 구속을 위해서는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허 회장은 에스피씨에서 이뤄진 노조파괴 행위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파리바게뜨 제빵사를 채용하고 관리하는 피비파트너즈가 2019년 7월~2022년 8월 제빵사들의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 해당 의혹의 골자다. 피비파트너즈가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확보를 지원하고, 노조위원장이 회사 쪽 입장에 부합하는 성명서 발표를 하게 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
그동안 허 회장은 수차례 검찰 조사 요구에 불응했다. 검찰은 지난달 18·19·21일 허 회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허 회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에는 검찰 출석 1시간 만에 ‘가슴 통증’을 이유로 귀가했다. 지난 2일에도 허 회장은 검찰 조사에 나오지 않았다. 에스피씨 쪽은 이날 “허 회장은 건강상태가 호전되면 검찰에 출석하려 했다”며 “검찰의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황재복 에스피씨 대표를 노조법 위반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황 대표는 허 회장이 배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검찰 수사관으로부터 압수영장 청구 사실 및 내부 검토보고서 등 각종 수사정보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수백만원의 향응 등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