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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박단 대한전공의협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의사협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했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외부 일정 없이 대통령실에 머물며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를 기다렸다. 의료개혁 관련 주요 참모와 실무진도 오전부터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뒤 외부 일정을 비워둔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어떤 전공의도 대통령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다양한 경로로 의료계와 물밑 접촉을 시도 중”이라며 “당장 오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이날 의료계에 “2000명 정원 확대를 포함해 의제와 형식, 격식에 상관없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를 직접 찾아가는 방안까지도 거론됐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전공의를 만나면 무엇보다 그들의 입장을 듣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1일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담화에서도 전공의를 향해 “제가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또 수많은 국민의 건강을 지켜낼 여러분을 제재하거나 처벌하고 싶겠느냐”며 의료 현장 복귀를 요청했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공의들도 입장 조율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아직 대화의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중에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지역 2차 의료기관인 충남 공주의료원을 찾아 의료진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의료계 내부의 입장 변화와 응답 없는 전공의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난 2일 윤 대통령과 박단 위원장에게 각각 “딱 5분 만이라도 (대통령이) 전공의 대표 한명만이라도 안아주시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달라”,“만약 대통령이 (전공의를)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던 조윤정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3일 보직에서 사퇴했다. 조건 없는 만남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조 위원장은 2일 호소문 발표 뒤 “호소문은 전의교협의 공식 의견이 아닌 개인적 소회”라는 입장을 기자들에게 전했었다.

한 용산 참모는 “윤 대통령은 조 위원장의 호소에 적극 응했던 것”이라며 “개인적 소회라며 하루 만에 사퇴한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여권에선 사전 투표가 시작되는 5일 전까지 대통령실이 의·정 갈등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의료갈등 장기화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덜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공의와의 대화에서 정치적 일정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와 오찬을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尹, 김형석 명예교수와 오찬=윤 대통령은 3일 대통령실에서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와 오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퇴임한 뒤 김 교수를 찾아가 조언을 들었다. 김 교수는 오찬에서 전공의 이탈 문제와 관련해 “나도 교수지만,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만류하기는커녕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으로 동조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김 교수에게 “3년 전 이맘때 찾아뵙고 좋은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며 “취임 후 빨리 모시고 싶었는데 이제야 모시게 됐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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