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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전공의들 만나 직접 이야기 듣고 싶다"…의협 "성사가능성 긍정적"
40일 넘게 침묵 지킨 전공의들, 무대 전면에 '등장' 가능성 주목
'대타협' 이뤄지나 촉각…전공의 입장 강경해 '접점 찾기' 쉽지 않을 듯


이어지는 전공의 집단행동…지쳐가는 내원객
3월 2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내원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한 달 넘게 '의료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틀 연속 전공의들과 대화를 제안하면서 만남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이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겠다고까지 밝히고, 대한의사협회(의협) 역시 대화 성사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40일 넘게 침묵을 지킨 전공의들이 무대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백지화'를 강경하게 요구하고 있어 만남이 이뤄지더라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 의료 개혁 대국민 담화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5분만 안아달라" 교수 제안에 "대통령, 만나고 싶어 한다"
3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저녁 "윤 대통령은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알렸다.

지난 1일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대화를 제안한 데 이어 전공의와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2천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며 협상 여지를 두는 전향적인 발언도 했다.

이런 발언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조윤정 홍보위원장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서 대화해달라"고 호소한 뒤 나온 것이다.

조 위원장은 특히 "현장을 떠난 전공의 1만3천명 중 대표 한명이라도 딱 5분만 안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과 전공의의 직접 대화는 그동안 의사단체가 주장한 것이기도 하다.

전공의들은 현재 의대생들과 함께 의대 증원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입장인 데다, 향후 한국의료의 미래를 이끌 세대이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정부와의 대화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었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는 지난달 28일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백지화, 그리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진다고 하면 새로운 정부 인사와 대화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
2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의료 관계자가 진료 접수대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의협·의대교수들, '대통령-전공의' 대화에 "환영"…전공의들은 '침묵'
대통령이 전공의와 대화 의사를 밝히자 의협과 의대교수단체는 각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의협은 대화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대통령이 전공의들과 실제로 한자리에서 의대 증원과 현장 복귀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의협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주 의협 비대위에서 제안한 대통령님과 전공의의 직접 만남을 진행해 주시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어렵게 성사되는 만남이 의미 있는 만남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 또한 확고하다"고 밝혔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전공의들이 대통령과 만날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만남이 이뤄지지 않지는 않을 것 같다. 저희 예상으로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거의 매일 회의하고 있다"며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이날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의대 증원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정부의 의료 분야 예산 지원 계획에 대해 환영을 표하고 정부가 구성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계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이날 합리적인 방안을 만든다는 전제하에 대통령과 전공의가 대화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의비는 "대통령실에서 대통령과 전공의와 대화를 제안한 것에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며 "다만 무조건 만나자고 한다면 대화 제의의 진정성이 없다.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의료계와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겠다는 조건을 먼저 제안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직접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이후 정부와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20일 총회 후 7가지 선결 조건을 내걸고, 이를 먼저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마지막이다.

7가지 조건은 ▲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2천명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 수련 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부담 완화 ▲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 전공의 대상 명령 철회 및 사과 ▲ 행정명령 철회 및 사과 등이다.

의협 비대위 '대통령-전공의 만남 제의 환영'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강경한 전공의들…"이용당할 것" vs "대화해야" 의견 엇갈려
전공의들이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전공의와 대통령 사이 만남이 극적으로 이뤄지더라도 돌파구 마련을 위한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온라인 여론조사를 한 결과를 전날 공개했는데, 응답자 1천581명 중 64.1%(1천14명)는 '한국 의료 현실과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다'고 답한 전공의와 의대생의 66.4%(1천50명)조차도 '의대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93.0%·복수응답)가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대통령과의 대화에 관해서는 전공의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의 취재에 응한 사직 전공의 A씨는 "다수 친구의 확실한 여론은 '안 만나는 것이 맞다'는 것"이라며 "전공의들 나이가 대부분 30대 초반인데 이용당할 여지가 있고, 증원 철회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사직하지 않고 의료 현장에 남는 전공의 D씨는 "'꼭 총선 전이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화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부와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창구와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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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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