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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자 철새 도래지로 잘 알려진 을숙도에는 길고양이도 함께 살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는 2016년 을숙도에서 처음 목격됐고 부산시와 동물 보호단체가 급식소를 설치한 뒤 8년 만인 현재 7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어제(2일) 문화재청이 고양이 급식소 철거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두 기관 사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쟁점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겨울 철새가 찾는 생태 보고 을숙도 일대
생태계 보고 을숙도…고양이는 안 된다?

을숙도는 낙동강 하구의 생태 보물창고입니다. 1966년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됐고 1987년에는 섬이 공원화해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을숙도는 또한 큰고니, 재두루미 등 매년 철새 수만 마리가 찾아 겨울을 나는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기도 합니다.

다양한 생명체가 공존하는 을숙도에는 길고양이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추산 개체 수는 70여 마리입니다.

부산시와 자치단체 등은 예산을 지원해 이곳에 길고양이 급식소도 설치했는데 어제(지난 2일) 문화재청이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안건을 부결하고 급식소를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부산시 등에 보냈습니다.

을숙도의 고양이 급식소. 16곳이 남아있다. (제공: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 2016년 을숙도에 등장한 길고양이 급식소…16곳 남아

길고양이 급식소가 설치된 건 8년 전인 2016년입니다. 들고양이를 비롯해 사람들이 유기한 고양이들이 을숙도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이 먼저 담당 지자체와 함께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했고 나중에는 부산시도 예산을 지원해 모두 10개의 고양이 급식소가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철새들을 물어 죽인다"는 등의 주민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했고 문화재청도 지난해 10월 "을숙도 안에 무단으로 설치된 시설물을 철거하고 원상 복구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부산시와 낙동강관리본부 등에 보내면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문화재청은 을숙도가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문화재보호구역에 속해 있어 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점을 철거 이유로 들었습니다.

부산시가 지난해 공문을 접수하고 급식소 10곳을 철거해 현재 동물단체가 운영하는 급식소 16곳만 남아 있습니다.

담당 자치단체인 사하구는 "법과 원칙에 따라 길고양이 급식소 사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급식소를 찾은 길고양이. 중성화가 완료됐다. (제공: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동물단체 "개체 수 관리가 효율적"…이의신청 예고

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했던 동물단체는 급식소가 남아있는 게 오히려 생태계를 보전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먹이를 주면 오히려 주변 생태계를 해치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생명들과 공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급식소를 찾는 고양이들을 추적할 수 있어 개체 수 관리는 물론 중성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동물단체가 파악한 70여 마리 고양이 가운데 90% 이상은 중성화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동물단체는 새끼고양이가 태어난다면 입양을 보내고 모니터링 활동을 꾸준히 해 민원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며 보호 활동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다만 동물단체는 개인들이 일방적으로 설치하는 급식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동물단체가 설치한 급식소가 교육·이용지구에 제한적으로 설치된 것과 반대로 일반 시민들이 무차별적으로 놓는 급식소와 쉼터가 을숙도 곳곳에 즐비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화재 현상 변경을 신청했던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구체적인 부결 사유를 파악해 이의신청을 하는 등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을 계속 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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