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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시간) 테러가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의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테러가 발생하기 2주 이상 전에 이 공연장을 지목해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정보를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같은 정보를 입수하고도 테러를 막지 못했고, 결국 14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2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사안에 대해 알고 있는 복수의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 정부가 테러가 발생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이 잠재적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러시아에 미리 알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경고 의무’ 정책에 따라 테러와 관련한 정보를 다른 국가와 공유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정보를 적국에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WP는 전했다. 특정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미국의 정보 입수 경로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관 역시 지난달 7일 “극단주의자들이 콘서트를 포함해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행사를 표적으로 삼을 계획이 임박했다는 보고를 모니터링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러시아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향후 48시간 동안 대규모 행사 장소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한 소식통은 대사관의 공개 경고 하루 전 미국 정보기관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해당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초반에는 테러 정보를 어느정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미국으로부터 해당 정보를 입수하고 하루 뒤 FSB는 모스크바의 유대교 회당에 대한 이슬람국가(IS)의 공격 시도를 저지했다고 발표했다.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직원들도 이 즈음 러시아 정부로부터 테러 가능성에 대한 경고와 함께 비상 대피 훈련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 정부는 강도 높은 테러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물론 미국의 테러 경고를 “협박”이라고 일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테러 발생 사흘 전인 지난달 19일 서방의 테러 경고가 “노골적인 협박”이라며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힐난했다.

결국 사건 당일인 지난달 22일 테러범들의 총격이 시작된 지 1시간이 넘도록 공연장엔 테러 진압 경찰이 도착하지 않았고,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지난달 7일 미 대사관의 공개 경고 후 며칠간 테러 공격이 발생하지 않자, 러시아 보안기관이 미국의 정보가 부정확하다고 판단, 경계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WP는 러시아가 정보를 입수하고도 강력한 보안 조치를 세우지 않은 이유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푸틴 대통령이 테러 음모를 막기보다 정치적 반대 세력을 침묵시키는 것에 더 관심을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테러 발생 직후 IS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는데도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테러리스트 집단은 종교나 정치적 이유보다 재정적인 요인으로 움직인다. 모든 것은 돈으로 할 수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테러를) 최종적으로 지시한 이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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