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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장연 서울 지하철서 ‘불복종 행동’
총선 전날인 9일까지 포체투지 곳곳 계획
3일 오전 8시21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시민들에 장애인 권리를 위한 투표를 호소하며 ‘포체투지’를 하고 있다. 김채운 기자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저상버스가 어찌 장애인만 이용하는 것입니까. 감옥 같은 시설이 어찌 장애인들만의 문제겠습니까. 사람이 늙어서 요양원에, 시설에 갇히는 것이 우리의 미래 모습이라면, 너무 슬픈 사회 아닙니까.”

3일 오전 8시7분, 출근하는 시민들로 가득 찬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 2명이 올랐다. 이윽고 휠체어에서 내린 이들은 지하철 바닥에 엎드린 채 온몸으로 기어가며 외쳤다. “시민 여러분, 이번 총선에서는 장애인 권리에 투표해 주십시오.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출근길 시민들은 물끄러미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건네받은 유인물을 꼼꼼히 읽어내려가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시민들에 장애인 권리를 위한 총선 투표를 호소하며 지하철 ‘포체투지’를 시작했다. 불교에서 몸의 다섯 부위를 땅에 닿게 하는 절을 ‘오체투지’라 일컫는데, 절을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들은 기어갈 포(匍)자를 쓴다. 장애인들은 지난 2022년에도 장애인 권리 예산 등을 요구하며 기어서 지하철을 타는 ‘불복종 행동’을 벌인 바 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장애인 권리 투표를 호소하려 다시 시작한 포체투지 사흘 차를 맞는 이 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서기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서울 지하철 5호선 을지로4가역부터 오목교역까지 30분간 시민을 향한 호소를 이어갔다.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포체투지를 벌인 박 대표는 “(장애인 인권은) 정부가 책임져야 할 문제인데, 오히려 정치권이 나서서 (시민과 장애인을) 갈라치고 혐오해왔다. 장애인들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지금의 정치를 시민들이 심판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는, 시민으로서 기본적인 것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3일 오전 8시21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시민들에 장애인 권리를 위한 투표를 호소하며 ‘포체투지’를 하고 있다. 김채운 기자

‘정책 실종' 선거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총선에서, 장애인 정책 또한 유독 정치권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박 대표가 공동대표로 있는 탈시설장애인당은 지난달 19일 ‘2024 총선 장애인 권리정책 요구안’을 발표하고 주요 정당 및 국회의원 후보들과 정책 협약을 맺어오고 있다. 이들과 협약을 맺은 후보·정당에 투표해 장애인 권리를 지켜달라는 것이 이들의 호소다.

전장연은 총선 전날인 9일까지 매일 아침 8시 서울 시내 지하철역 곳곳에서 포체투지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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